금리 앞세워 몸집 불린 인뱅 3사···건전성 관리 비상
금리 앞세워 몸집 불린 인뱅 3사···건전성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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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3502억원·이자수익 4조원 돌파
성장 이면 '연체율·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승
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성장세를 이어가며 금융권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강점인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서 '메기'로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이다.

가계대출은 물론 기업대출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지만, 성장 이면에는 리스크 이슈가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 여파 등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는 등 이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3502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가 2022년말(2631억원) 대비 34.9% 증가한 35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성장세가 가장 뚜렷했다.

토스뱅크는 연간 17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나타내며 적자를 이어갔지만 전년(-2644억원)과 견줬을 때 적자 규모는 93.4% 축소됐다. 같은 기간 84.7% 감소한 1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한 케이뱅크의 경우 대폭 늘린 충당금 여파가 컸다는 평이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충당금 적립액은 2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6억원(115.1%)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경쟁력 있는 금리 앞세워···3사 자산 100조 돌파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3사는 금리 경쟁력을 무기로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중이다. 실제로 업계 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금리 경쟁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나 임차료 등을 절감, 낮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신규 취급한 주담대(분할상환방식) 평균금리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3.75%로, DGB대구은행(3.61%)을 제외한 은행 중 가장 낮다. 케이뱅크도 3.81%의 낮은 금리를 유지 중이다.

전세자금대출에서도 3사의 금리는 이를 취급하는 은행 중 가장 낮다. 케이뱅크가 3.62%,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각각 3.71%, 3.70%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3.83~4.21%)과 견줬을 때 금리 상단이 0.59%포인트(p)나 낮다.

금리 경쟁력은 자연스레 여신과 이익 규모 증가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년 말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1000억원으로 1년 새 7.6배가량 오르며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2022년(1조2939억원)과 비교해 58.2% 증가한 2조481억원에 달한다. 토스뱅크의 이자수익은 1조1436억원, 케이뱅크는 8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0.6%, 67.5% 증가했다. 

이들 3사의 자산 총합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전년(79조5458억원)에 견줘 27.8% 급증한 101조6487억원으로, 증가율로 보면 은행권 내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기업대출 중심 연체율 급증···"리스크 관리 시급"

다만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연체율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단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49%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치를 유지했으나,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인 0.29%보다는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연체율 상승 속도도 빠른 편이다. 케이뱅크(0.96%)와 토스뱅크(1.32%)의 연체율은 같은 기간 0.11%p, 0.60%p 뛰었다.

특히 기업대출의 연체율 오름세가 심상찮다.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연체율(0.49%)이 0.01%p 하락하는 동안 기업대출(0.35%)은 0.35%p 상승했으며, 토스뱅크의 경우 가계대출이 전년 동기보다 0.33%p 오른 1.11%, 기업대출이 2.23%p 뛴 2.60%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역시 가계대출(0.11%p)보다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폭(0.72%p)이 더 큰 상황이다. 기 대출의 만기 일시가 도래하고 있는 데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를 견디지 못한 이들이 늘면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기 지원 대출의 만기일시 비중이 높아지면서 연체율이 높아보이는 것"이라면서 "현재 심사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향후 연체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체가 3개월이 넘은 부실채권의 비율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케이뱅크(0.95→0.86%)를 제외하고 카카오뱅크(0.43%)와 토스뱅크(1.21%)가 각각 0.07%p, 0.68%p 상승했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에다 경기 불황 탓에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요한 현안"이라며 "충당금 적립을 비롯해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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