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움직이는 스마트폰 'SDV' 전환 가속
車업계, 움직이는 스마트폰 'SDV'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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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 제어·관리하는 미래차
폭스바겐그룹 2028년, 르노그룹 2026년 출시
현대차그룹 "내년까지 전 제품 SDV로 전환"
폭스바겐그룹 차세대 플랫폼 SSP. (사진=폭스바겐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폭스바겐그룹, 르노그룹,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지속 성장을 위해 움직이는 스마트폰이라고 불리는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차량과 달리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SDV는 차량의 각종 기능을 무선으로 개선하는가 하면, 업체 특성에 맞는 고유 기능을 제공해 엔진 부재로 주행감에서 차별화를 두기 힘든 전기차 시대, 반드시 확보해야 할 미래 먹거리로 여겨진다. 소프트웨어 내재화에 따른 신차 개발 비용 저감 및 수익성 증대도 업체들의 SDV 전환을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세계 SDV 시장이 오는 2032년 2498억달러(약 33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358억달러(약 48조원) 대비 600% 증가한 수치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부상하는 SDV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2028년경 SDV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 그룹 회장 올리버 블루메는 지난 14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열린 연례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 SDV 개발을 위해 관련 팀을 꾸렸다. 해당 팀은 그룹 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 카리아드와 협업할 예정이다. 양산 시점은 2028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우디 사장 게르놋 될너는 최근 SDV 부문 책임자로 차량 플랫폼 전문가 로렌츠 푸를링거를 임명했다. 푸를링거는 폭스바겐그룹이 2026년경 선보일 차세대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SSP는 MEB(Modular Electric Drive Matrix)와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뒤를 잇는 100% 디지털화된 플랫폼이다.

블루메는 "SDV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의사 결정 과정을 단순화했고 협력사도 정했다"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협력사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시장 선도를 위해 인공지능 등 차별화 기술도 접목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폭스바겐그룹보다 2년 앞선 2026년 첫 SDV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 그룹 회장 루카 드 메오는 작년 말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열린 실적발표회에 나와 "전기차 부문 자회사 암페어를 통해 2026년쯤 유럽 최초 SDV를 선보일 계획이다. 보급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유럽은 "그룹 내 소식통에 따르면 첫 SDV는 2026년경 출시 예정인 저가형 소형 전기차 르노 트윙고다. 소프트웨어 내재화로 개발 비용을 낮추고, 애플리케이션 및 반자율주행 업데이트 등을 판매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계획을 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2020년대 초반부터 SDV 전환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내년까지 전 제품을 SDV로 바꿀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현대차 브랜드에서 연구개발(R&D) 분야에 5조원에 육박하는 액수를 투자한다. 이 브랜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R&D 투자금은 4조9092억원으로 전년(4조1391억원) 대비 18.6% 증가했다.

R&D 인력도 늘린다. 현대차는 내달 1일까지 △연구개발 △IT △사업·기획 △경영지원 △생산·제조 △디자인 등 총 6개 분야에서 경력직을 채용한다.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서만 50개 이상의 직무를 모집한다. 연구개발 인력을 늘려 신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SDV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SDV 전환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역점 사업이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고자 한다.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다소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우리가 건강한 체질로 변화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SDV 전환 가속을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SDV 전환에 성공하려면 차량 개발 과정, 협력사들과의 관계, 조직 문화 등 다방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뚜렷한 방향성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디자인, 마케팅 등 SDV 전환에 필요한 각 부문을 효과적으로 융합하는 업체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SDV 이미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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