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한도 연소득만큼 줄어든다"···'스트레스DSR' 도입에 차주 '골머리'
"대출한도 연소득만큼 줄어든다"···'스트레스DSR' 도입에 차주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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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담대에 먼저 적용···연내 전 금융권 대출로 확대
현재 고정금리 더 낮지만···'금리인하'에 변동형 수요 늘까
서울 한 시중은행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시중은행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다음주부터 은행에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때 대출한도가 대폭 줄어든다.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가 오는 26일 시행되면서다.

스트레스 DSR가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되면 연소득이 1억원인 차주의 대출한도는 기존보다 최대 1억원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대출자들의 고민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은행권 주담대를 시작으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 스트레스 DSR 제도가 도입된다. 오는 6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하반기까지는 기타 모든 대출에까지 적용을 확대한다.

스트레스 DSR는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DSR는 차주가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가산금리가 붙어 원리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현재 DSR은 은행 대출에 40%, 비은행 대출에 5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내 가장 높았던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와 현 시점(매년 5·11월) 금리 간 차이를 기준으로 하되, 하한(1.5%)과 상한(3.0%)이 부여된다. 변동금리에는 가산금리가 100%, 혼합금리(5~9년 고정 후 변동금리 전환)는 최대 60%를 적용한다. 예컨대 대출금리가 5%, 가산금리가 3%라고 하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을 때 DSR 산정 시 금리는 8%(5%+3%)다. 혼합금리로 받을 경우 가산금리의 60%인 1.8%가 더해져 6.8%(5%+1.8%)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급격한 시장 충격을 방지하고자 올해 상반기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에는 50%를 적용했다가 내년부터 100%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는 대출한도가 2~4%, 하반기에는 3~9%, 내년에는 6~16% 감소하게 된다.

해당 기준을 바탕으로 한 금융당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이 1억원인 차주가 30년만기 주담대(금리 5.04%·분할상환)를 받는다고 했을 때, 기존 대출한도는 6억6000만원(DSR 40% 적용)이다. 이 차주가 받은 주담대가 변동금리라면, 오는 26일부터는 한도가 6억3000만원으로 3000만원(약 4%), 하반기부터는 6억원으로 6000만원(약 9%) 줄어들게 된다. 스트레스 DSR 100%가 적용되는 내년에는 한도가 5억6000만원으로 1억원(약 16%) 감소한다. 같은 조건에서 이 차주가 혼합금리 주담대를 받을 경우 한도는 순서대로 2000만원(올해 상반기), 4000만원(올해 하반기), 7000만원(내년) 줄어든다.

당국은 시장 충격을 고려해 내년까지 반기별로 가산금리를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대출한도가 연소득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차주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할지, 한도가 많은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지를 두고 막판까지 주판알을 굴리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금융채 6개월)는 연 3.99~6.683%다.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5년)는 연 3.30~5.824%로 고정금리의 상단과 하단이 0.859%p(포인트), 0.69%p 더 낮다.

현 시점에서 보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이자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가 더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변동형이 더 유리한 것 아니냔 고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앞으로의 자금계획과 대출만기에 따라 금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하반기나 돼야 가능하다는 관측이 많기 때문에, 대출만기가 길지 않다면 현재 금리가 더 낮고 한도도 덜 줄어드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만기가 길고 금리 인하 혜택을 보고 싶은 차주라면 변동금리를 선택해도 괜찮지만, 앞으로 한도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여력 등 자금계획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뒤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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