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쟁 치열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각자도생 생존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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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K-럭셔리' 글로벌 진출···트렌비, AI 활용 중고 명품 사업 추진
머스트잇, 압구정 사옥 매각·현금 유동성 확보···김홍균 CPO 대표 선임
발란 컨템포러리 브랜드 (사진=발란)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 명품 커머스 플랫폼 3사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대기업 이커머스가 명품관을 늘리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이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며 신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옥션이 '캐치패션' 공식 스토어를 열고 명품 직구 쇼핑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 명품 커머스 플랫폼 3사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캐치패션은 병행 수입 없이, 50여개 글로벌 파트너사가 제공하는 정품만을 판매하는 명품 플랫폼이다. 

특히, SSG닷컴이 글로벌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 네타포르테(NET-A-PORTER)와 협업해 해외직구 공식 브랜드관을 열은 데 이어 쿠팡의 모기업 쿠팡Inc도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여기에 롯데온은 명품 버티컬 온앤더럭셔리는 지난해 매월 매출이 전년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온라인 명품 편집숍 육스(YOOX)를 출시하며 해외직구 시장 공략에도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이커머스들이 온라인 명품 시장 공략에 나서며 가장 타격을 입을 곳으로 비슷한 온라인 명품 사업 구조를 갖는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꼽았다. 심지어 이들 기업은 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 등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적자 기조도 여전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발란은 2022년 영업손실은 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101.3% 폭증했다. 같은기간 머스트잇도 1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폭이 67.3% 증가했다. 그나마 트렌비의 2022년 영업손실은 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31.4% 감소한 수준이다.

명품 플랫폼 이용자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1~2월 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트렌비 72만명, 발란 58만명, 머스트잇 29만명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1~2월 평균 MAU는 각각 35만명, 36만명, 18만명으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머스트잇·발란·트렌비 3사는 각기 다른 전략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사업을 위해 인공지능(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마르스 AI'는 정가품 감정을 도와주는 기술이다. 자동으로 감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해 정가품을 확인할 수 있다. 트렌비의 고객이 판매하려는 수천가지의 제품 SKU를 지난 트렌비의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중고 가격을 자동으로 책정해 제시하는 '클로이 AI'도 있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비즈니스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중고 명품 거래액이 누적 1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트렌비 중고 비즈니스는 정가품·중고가 감정·판매·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밖에 영국·독일·미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에 6개의 해외지사를 설립한 상태다. 해외 현지 제품력 소싱 강화에 나서기 위한 일환이다.

발란의 지난해 말 공식 출시한 새로운 카테고리 'K-럭셔리'를 토대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K-럭셔리는 발란 창사 이래 첫 신사업이자 해외 진출을 위한 첫 번째 사업이다. 올해 핵심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국내 브랜드 수출을 통한 해외 판로 개척 시도는 명품 플랫폼 가운데서도 최초다. 이 과정에서 발란은 1위 플랫폼으로서의 노하우로 판로 개척, 마케팅 등을 지원하며 해외로 진출한다. 당초 100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이미 입점 브랜드가 700여개에 달해 목표치 초과 달성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1000개 이상 목표다.

발란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4000억원으로 2022년도 거래액 약 6800억원 대비 약 28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는 저점이었던 연초 대비 거래액이 우상향하다가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20~30% 증가했다는 것이 발란 관계자의 전언이다. AI 기반 개인화 추천 광고 플랫폼' 등의 기술 개발과 '발란케어', '발송 책임 보상제', '발란 익스프레스 등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마케팅 비용을 90% 이상 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70%대의 견조한 재구매율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파트너 동반 성장 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발란 관계자는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하고 지난해 4분기 전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지난해 내내 플랫폼 자체 경쟁력 강화 및 마케팅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화의 시너지 탓"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APAC 지역 우선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며 "발란 앱 현지화 혹은 현지 업체와의 협업을 열어두고 글로벌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트잇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프로젝트로 3가지 축을 통해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을 구축했다. 올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서비스 커버리지 확장'과 '탐색과 발견의 고도화'의 Two Wheels 전략을 통해 변하는 시장 속에서도 퀀텀 점프를 이뤄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사옥을 410억원에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확보된 자금으로 C레벨 완전체 구축과 지난해 신규 입사자 두 자릿수 채용 등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다. 

올해 2월 1일 김홍균 CPO를 공동대표로 신규 선임하고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공동 대표로 신규 선임된 김홍균 CPO는 여기어때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비즈니스와 프로덕트 전략을 리드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플랫폼 전문가다. 올해 6월 입사 후 머스트잇 입사 후 Product 본부를 총괄하며 머스트잇 플랫폼 고도화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한 고객 중심의 프로덕트 환경을 구축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서로 다른 전문 분야와 경험을 지닌 두 대표의 효과적인 결합을 통해 기업의 리더십 강화를 실현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관점과 스타일을 제시하고 여러 조직의 협력과 창의성을 촉진함으로써 구성원과 상생하는 성장의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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