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장을 잡아라···쿠팡·컬리·SSG닷컴, 차별화 전략은?
새벽배송 시장을 잡아라···쿠팡·컬리·SSG닷컴, 차별화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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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직매입 기반 로켓배송·물류 시스템 차별화···쿠세권 확장
컬리, 김포·창원·평택 물류센터 투자···SSG닷컴 균형성장 전략
정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추진···대형마트 득실 평가 엇갈려
쿠팡 대구FC의 소팅 봇(분류 로봇)이 택배 물품들을 옮기고 있다. (사진=쿠팡)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쿠팡·컬리·SSG닷컴이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많은 유통기업들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새벽 배송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이었지만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새벽 배송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새벽배송 경쟁은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새벽 배송은 소비자가 전날 오후 10~12시 주문하면 이튿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다. 신선 식품 유통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냉동 물류 창고와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야간 근무가 필수다 보니 높은 인건비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새벽배송을 영위하기 위해선 고비용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이에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BGF의 헬로네이처 등 유통 대기업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새벽배송 사업 중단한 데 이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GS프레시몰과 밀키트 업체인 프레시지도 새벽배송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티몬도 콜드체인 전문 물류 회사 팀프레시와 손잡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새벽 배송 테스트 서비스를 운영하다 현재는 중단한 상황이다.

현재 새벽배송 시장은 쿠팡(로켓프레시), 컬리(샛별배송), SSG닷컴 등이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쿠팡은 로켓배송을 등에 업고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4448억원(3억4190만달러)을 냈다. 다만 컬리·SSG닷컴 등 선두기업도 수익을 내기 만만치 않은 새벽 배송 시장특성상 지난해 3분기 각각 1185억원, 646억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교보증권 보고서를 보면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11조9000억원으로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새벽배송 시장에서 살아남은 2개 기업이 시장을 나눠가질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저온유통체계인 콜드체인·물류센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쿠팡은 독보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직매입 기반 로켓배송, 차별화한 물류 시스템으로 새벽배송의 선두주자에 올랐다. 특히 쿠팡의 쿠세권 확대는 독보적인 풀필먼트 물류 투자에서 시작됐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출시한 이후 영업손실은 2016년 5652억원, 2018년 1조970억원으로 감수하면서도 꾸준히 투자를 늘려갔다. 특히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으로 쿠세권을 확대한 상태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머신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풀필먼트센터에 투자를 늘렸고 유통 비용은 크게 절감하고 전국 어느 지역에 있어도 주문 다음날 물건을 배송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쿠팡이 지난해 말 물류와 쇼핑 등에 관련한 특허만 1200개가 넘는다. 고객에게 최단 시간에 배송할 수 있는 센터를 계산하는 '주문량 할당 시스템', 동일한 배송지의 상품을 묶어주는 '싱귤레이션 패키징 시스템', 쿠팡친구의 효율적인 동선 관리를 돕는 '건물 출입구 가이드' 등이 현장 작업자들의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통해 평균 배송 시간을 12시간까지 단축했다.

컬리 평택 물류센터 (사진=컬리)

컬리의 경우 물류센터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 비용 효율화·생산성 증가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컬세권(컬리+역세권) 전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앞서 컬리는 지난 2021년 3월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샛별배송을 담당하는 경기도 김포 물류센터를 열었다. 지난해 4월에는 부산·울산·대구·양산·김해·창원 등 경상도 새벽배송을 담당하는 경남 창원시에 동남권 물류센터를 열은 데 이어 7월 경기도 평택 물류센터를 열었다. 

평택물류센터는 총 8개층, 19만9762㎡ 면적으로 컬리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다. 기존 컬리 물류센터들과 마찬가지로 냉장·냉동·상온 등 상품별로 각기 다른 온도대의 처리공간을 한 곳에 통합했다. 무엇보다 평택물류센터는 컬리 물류 기지 중 가장 큰 정온센터를 갖췄다.

정온센터는 상온 상품의 품질이하절기 고온과동절기 저온에 손상되는 것을 방지한다. 평택물류센터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상온·냉장·냉동에서 피킹된 상품들을 개별 보관했다가 필요에 따라 일괄 투입하는 시퀀스 버퍼(Sequence Buffer)도 갖췄다. 저회전 상품의 경우 제품이 작업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되는 GTP(Goods To Person) 설비를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 내부 3층 (사진=SSG닷컴)

2019년 6월 27일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SSG닷컴은 성장과 수익 균형을 이루는 균형성장(Balanced Growth) 전략을 취하는 모양새다.

SSG닷컴은 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중심 권역으로 새벽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자정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새벽 6시 전까지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다. 배송 시점을 다음날 새벽부터 3일 후 새벽까지 지정할 수 있다. 프리미엄 식품관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대 9시간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반영구적 재사용이 가능한 새벽배송용 보랭가방 '알비백'(I'll be bag)을 도입해 일회용 포장 부자재 사용을 최소화 하고 있다. 고객이 신선식품 품질에 불만족할 경우 100% 환불이나 교환을 해주는 '신선보장'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장보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물류 효율성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균형성장 전략에 부합하는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 안정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SG닷컴이 운영중인 이마트 내 PP센터(Picking&Packing·온라인 주문 처리 공간)에서는 2012년 개정된 유통법에 따른 '월 2회 주말 의무휴업과 자정 이후 영업금지'로 휴업일과 심야시간(자정~오전 10시까지) 온라인 주문 건에 대해 배송을 할 수 없다. 다만 이마트 점포 내 위치한 pp센터에서는 새벽배송 불가능하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 003에서만 새벽배송이 가능했다. 롯데온 역시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유통법 개정을 추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폐지가 이뤄질 경우 새벽배송 시장의 재편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쿠팡이 전국 단위 쿠세권 시대를 열었지만, 시장 전체로 볼 때 걸음마 단계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600조원대 유통시장에서도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4.4%로 이마트(5.1%)보다 작고 롯데쇼핑(2.5%)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합산 지난해 3분기 매출은 9조3171억원으로, 쿠팡의 지난해 3분기 매출과 1조2000억원의 격차가 난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 관련 규제가 풀리더라도 쿠팡 등 이커머스에 기운 판을 뒤흔들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가 물류센터를 보유한 점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쿠팡은 이미 새벽배송 분야에서 오랜 사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무 휴업 규제가 완화되면 물류센터를 갖춘 수도권·대도시 일부 지역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새벽배송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다만 도서·산간 지역은 물론 인근에 물류센터가 없는 지역의 대형마트 새벽배송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유통법 개정안이 입법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쿠팡은 독보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직매입 기반 로켓배송으로 초격차를 만들며 성장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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