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작년보다 4.9% 늘어나 평균 약 30만원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기·계란·가공식품은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축산물·채소는 전통마트가 부담이 덜했다.
2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서울 25개구의 90개 시장과 유통업체들의 설 제수용품 25개 품목 가격 1차 조사 결과 설 제수용품 평균 구입 비용(4인 기준)은 30만717원이다. 전통시장(24만4794원), 일반 슈퍼마켓(25만695원), 대형마트(29만7894원), 기업형 슈퍼마켓(30만6775원), 백화점(46만1571원) 순으로 저렴했다.
가장 비싼 백화점을 제외하면 평균 비용이 27만6000원으로 낮아진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가공식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수용품 가격이 더 저렴했다. 제수용품 25개 품목의 가격을 작년 설 물가 1차 조사 때와 비교해보면 18개 품목이 상승했다.
단감 가격이 48.0% 상승했고 배(36.1%)와 사과(30.8%) 순으로 과일 품목 가격이 많이 올랐다. 단감, 배, 사과 모두 지난해 이상 기온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뛰었다. 단감(5개) 가격은 작년 설 6835원에서 올해 1만113원으로 올랐다. 과거 7개년 조사 결과 올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참조기는 매년 설 제수용품 중 가격 상승률이 높은 품목 중 하나로 올해 역시 작년보다 10.2% 올랐다. 참조기는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 가격이 59.1%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내린 제품은 식용유(-10.5%)와 계란(-6.4%), 탕국용 양지 쇠고기(-6.2%), 시금치(-5.5%), 수육용 목삼겹 돼지고기(-5.5%), 밀가루(-2.5%) 등이다. 이 중 식용유와 밀가루는 작년 설 당시 가격이 많이 올라 올해는 작년보다 가격이 내렸으나 예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부가 설 2주 전부터 명절 물가 안정을 위한 여러 정책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과일 등 품목의 가격 안정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한편 녹색소비자연대 등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도 설 명절 1주 전 가격 조사를 통해 물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