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주담대 영업 강화···'대환대출인프라' 흥행 주도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한 해 동안 11조원 넘게 늘어 증가율이 7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6조6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과 비교하면 11조455억원(70.8%)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431조9299억원으로 같은 기간 13조6023억원(3.3%)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수요를 대거 흡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1조3112억원으로 8조158억원(60.3%)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4조9211억원으로 2022년 말(2조2974억원)의 2배 이상으로 불어났는데, 케이뱅크의 경우 12월 한 달 새 주담대 잔액이 3276억원 늘어 지난해 열두 달 중 월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4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특판을 통해 주담대 공급 규모를 늘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해 11월 중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각각 4.44%, 4.34%로, 4대 은행(4.51∼4.59%)보다 낮았다.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확대에 주력한 것은 주담대가 은행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비교했을 때 담보가 있어 부실 가능성이 작은 데다, 대출 금액은 상대적으로 커 이자 이익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대출 공급이라는 본래 인가 취지를 외면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3사 중 지난해 말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뿐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30.43%로 연말 목표치 30%를 넘어섰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29.09%, 31.54%로 연말 목표치(32%, 44%)에 미달했다.
인터넷은행은 지난 9일 시작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에서도 저금리를 무기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환 최저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각각 3.495%, 3.50%로 4대 은행의 최저금리(3.68∼3.706%)보다 낮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 첫날부터 고객이 몰려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했으며, 현재까지도 접수량을 조절 중이다. 케이뱅크는 대환대출 인프라 한도 소진 시 자체 대환대출 상품으로 바로 연결하는 식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 출시 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