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 두마리 토끼 잡은 SK에코플랜트···IPO 속도낸다
'환경·에너지' 두마리 토끼 잡은 SK에코플랜트···IPO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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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매출 2~3배 늘린 환경·에너지 부문···건설업 관련 사업도 기존대로
지난해 연말 그룹 내 '재무통' 장동현 대표 영입하며 IPO 추진 맡기기로
다만 M&A 진행하며 늘어난 큰 부채와 현금원동력 등은 과제로 남아있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환경과 에너지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해당 매출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본업인 건설부문에서는 친환경·녹색 건축물 프로젝트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기존 대표이사 외에도 신임 대표를 선임해 '투톱' 체계를 도입하며 IPO(외부 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공매)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다만, IPO에 앞서 부채 관리는 개선 과제로 꼽힌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139억원, 29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8942억원, 1692억원) 대비 33.1%, 76.2%씩 크게 증가한 수치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기존 SK건설의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기업으로 나서기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테스', 해상풍력 전문 기업 'SK오션플랜트' 등의 회사를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냈다. 현재 회사는 △솔루션 사업(기존 건설사업 등) △환경 사업 △에너지 사업 등 3곳으로 구분지어 매출을 집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이 줄고,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이 늘고 있다. 환경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1년 8.52%에서 2022년 13.01%로 올라 지난해 3분기 기준 14.23%를 차지했다. 2021년 매출의 6.82%를 차지하던 에너지 사업부문도 지난해엔 무려 세 배 규모인 20.84%로 크게 비중을 확대했다. 같은 기간 솔루션 부문 비중은 (84%→70.24%→64.93%)로 준 모습이다.

특히, 본업인 건설분야서도 '녹색 건축물' 관련 매출 비중이 약 20%나 차지하고 있다. 주거 및 비주거 영역에서 회사의 에너지·재활용 사업과 접목해 ZEB(제로 에너지 건축물)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건물의 폐기물 배출부터 수거·운반·처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웨이블' 솔루션을 선보였고, 폐PET병을 원재료로 개발한 철근 대체제 K-에코바(G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를 개발해 현재 생산·판매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신사업을 개발하고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에 따른 비중 변화"라며 "건설업과 도시정비 사업 등도 기존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사업의 BU(Business Unit·조직 운영 단위)은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환경사업은 사업개발과 마케팅 기능을 합친 BU로 재편, 에너지사업은 하이테크·솔루션 사업과 통합했다.

이어진 임원인사에선 대표이사 체제를 기존 박경일 단독 대표 체제에서 장동현·박경일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하며 IPO 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IPO를 준비하며 지난해 4월 IPO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IPO 시기를 조율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공모액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IPO 추진을 연기했다.

그러나 이번에 장 대표를 영입하며 회사 재무 개선과 IPO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장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SK텔레콤 등을 거쳐 SK(주) 대표이사를 맡아오며 SK그룹 투자를 이끌어 온 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IPO에 앞서 장 대표는 회사의 부실한 사업들을 솎아내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약 10조원에 달하는 부채와 단기차입금은 IPO에 앞서 해결해야 할 큰 과제다. 3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연결기준 부채는 약 10조1197억원, 단기차입금도 1조3318억원 규모로, 상위 20개 건설사(분기 보고서가 없는 호반건설·대방건설·중흥토건·제일건설은 제외) 중 가장 많다. 단기 현금원동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개 건설사 중 가장 낮은 93.4%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부채에는 신사업 진출을 위해 M&A를 진행하며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데 큰 돈을 쓴 부분이 포함된다. 회사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에너지 기업 인수와 지분 매입에 쓴 금액은 4조원이 넘으며, '테스'의 인수에만 1조2000억원을 부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차입하고 투자한 건으로, 환경·에너지 부문 사업 진출 관련 전략 투자는 마무리 돼가는 단계"라며 "이제는 내적 강화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며, 부채 역시 관리 가능한 범위다"라고 전했다.

상반기 도래하는 4480억원 수준의 만기 부채의 차환을 위해 SK에코플랜트는 현금 상환대신 이달 중 1년물 300억원, 1년6개월물 400억원, 2년물 600억원으로 총 1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수요가 몰릴 경우 최대 2600억원까지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 민평금리는 연 5%대이며, 오는 24일 예정된 수요예측에서 운용 단위가 큰 기관투자자가 몰리지 않으면, 최대 연 7%대 중반까지 책정될 수 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를 최소 3조원에서 최대 8조~10조 수준으로 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건설경기가 당분간 좋지 않을 전망이라 건설사의 IPO에 대해 시장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오히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매출 영역을 늘려가고 있고 해당 기업들 중에서 선도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IPO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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