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권민석號' IS동서, 환경사업으로 건설업 위기 돌파할까
[초점] '권민석號' IS동서, 환경사업으로 건설업 위기 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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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높은 건설경기와 대외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복귀
3년 전 재임 당시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써 환경사업 부문 직접 키워
지난해 분양물량 없었던 본업 건설부문과 주가 관리는 과제로 남아
아이에스동서 본사와 권민석 대표. (사진=아이에스동서)
아이에스동서 본사와 권민석 대표. (사진=아이에스동서)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23위인 아이에스동서의 오너 2세인 권민석 대표가 3년 만에 경영 전반에 복귀했다.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회사가 건설 부문 비중을 줄이고 환경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권 대표가 회사의 체질 개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14일 아이에스동서에 따르면 2021년 3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던 권민석 대표는 3년여 만에 최근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기존 허석헌(건설)·정원호(콘크리트)·김갑진(경영관리)·이준길(환경) 4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권민석·이준길 2인 체제로 변경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와 대외환경이 변동성이 높아져 이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권 대표가 복귀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특히 건설·콘크리트 분야를 직접 챙기고 필요한 부분에 빠른 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주인 권혁운 회장의 장남인 권민석 대표는 아이에스동서의 최대주주인 '아이에스지주'의 지분 확보를 통해 회사 지배력을 키워왔다. 권 대표와 여동생 권지혜씨는 지난 10월 지분 100%(권민석 70%·권지혜30%)를 보유한 '일신홀딩스'를 통해 아이에스지주의 유상증자에 출자했고 그 결과 권 남매의 지분은 권 회장 지분율(49.9%)을 넘어선 50.04%(권민석 27.1%·권지혜 11.6%·일신홀딩스 11.34%)를 확보하며 승계작업도 어느정도 마무리했다.

권 대표는 2005년 초 아이에스동서(일신건설산업)에 입사했다. 2012년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으나, 다수 계열사의 대표를 겸임하던 그는 2021년 3월 아이에스동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사내이사직만 유지해왔다.

2019년 권 대표가 아이에스동사 단독 대표이사 취임 1년 차였던 시기 회사의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 7705억원, 영업이익 714억원, 순이익 742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매출 55.0%, 영업이익은 81.5%, 순이익은 69.5% 각각 감소한 수치였다. 아울러 회사의 부채비율도 2015년 209.1%에서 2018년 97.0%까지 꾸준히 낮아지다가, 2019년에는 126.4%로 전년대비 29.4%나 치솟으면서 권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성과도 있었다. 권 대표는 일찌감치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써 환경사업 부문을 꼽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2019년 국내 건설 폐기물 처리업계 1위인 환경기업 '인선이엔티'를 인수하고, 2020년부터 파주비앤알, 영흥산업환경, 골든에코, 환경에너지솔루션 등을 차례로 인수하는 등 환경사업 기반을 확대해왔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확인하고 2019년 폐자동차 처리업계 1위인 인선모터스를 인수, 2021년 2차전지 금속폐기물 처리업체 타운마이닝캄파니(TMC, 현 아이에스티엠씨), 2022년 배터리 리사이클 업체 리시온에 각각 투자 및 지분 확보, 국내 독점 사업권을 계약한 바 있다.

권 대표는 약 3년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주택 경기 침체가 시작되자 권 대표의 선견지명이 빛을 봤다. 회사는 환경 부문 성장세를 바탕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연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서며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아이에스동서 환경부문 매출액은 지난 2019년 953억 원을 시작으로 △2020년 2085억원 △2021년 2464억원 △2022년 4227억원으로 매년 성장하며 2021년 기점으로 시작된 부동산 침체기에서도 건설부문에 대한 실적 완충 역할을 해 주었다. 회사의 매출은 △2020년 매출 1조2004억원 △2021년 1조6084억원 △2022년 2조2784억원 △2023년 2조294억원으로 우상향하고 있으며, 2022년기준 환경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 가운데 18.5%를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경기 침체 시기와 맞물려 올해 권 대표의 재 선임이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권 대표가 이전에 재임 당시 환경분야에 적극적인 M&A를 진행한 만큼 이번에도 친환경사업 등 비건설 분야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앞선 4인 대표 체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권 대표와 같이 회사를 경영할 이준길 대표 역시 회사의 환경 분야 대표직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이처럼 환경사업 비중을 높이고는 있지만 본업인 건설부문은 권 대표의 숙제로 남아있다. 2022년 기준 아이에스동서 건설부문 매출액은 1조6478억원으로 전체의 72.3%나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건설부문의 임직원을 대폭 감축하고 사업도 줄인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물량이 없었던 만큼 올해도 주택 부문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라며 "올해는 아직까지 계획이 잡힌 현장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아이에스동서는 본래 현대건설 토목사업부였으나 1975년 분리돼 독립그룹이 됐다. 주요 사업은 토목 건설로 부산신항 부지 조성 같은 초거대 토목 프로젝트를 주로 수주하며, 주택 사업 중 아파트 브랜드로는 '에일린의 뜰'과 'W'등이 있다. 아이에스동서 2023년 3분기 IR보고서를 보면 올해 건설부문 진행예정 프로젝트는 울산 남구 B-14구역 주택재개발사업(1529가구) 하나뿐이다.

늘어난 매출과 영업이익과 별개로 회복되고 있지 않은 주가 관리도 권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지난 2021년 4월 말 장중 6만94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2월13일 종가기준 27950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 지분을 권 의장 남매에게 승계하는 과정에서 주가 상승을 억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와 관련 회사는 주주 가치 제고를 통해 떨어진 주가를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로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70만5630주(발행주식의 2.3%) 전량을 이달 내 일괄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아울러, 회사는 최근 2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며 보통주 1주당 1500원(시가배당률 5.2%)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 앞으로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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