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악재에 안전자산 선호 '쑥'···원·달러 환율, 1330원 돌파
누적된 악재에 안전자산 선호 '쑥'···원·달러 환율, 133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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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1.6원 오른 1331.8원 마감···달러인덱스 102.7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두달 반 만에 1330원을 돌파했다. 미 증시 휴장 속 누적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통화의 약세 등의 여파에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실적 쇼크에 부진한 국내 증시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1.6원 오른 달러당 1331.8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일(1342.9원, 종가) 이후 최고치다.

이날 상승세의 원인은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확대된 대내외 리스크를 들 수 있다. 지난주부터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대만 총통선거로 인해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긴장 구도는 미국 휴장 속에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를 높였다. 지난주 말 101.9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2.7선까지 상승했다. 특히 중동지역 불안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며, 선물시장내 3월 조기인하 기대감(66.3%)도 전장 대비 10.6%포인트(p)나 급락했다.

주요국 통화의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45엔을 돌파, 146.26엔까지 상승하는 약세를 보인다. 지난해 말 일본은행(BOJ)의 통화긴축 전환에 대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달러 강세 속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는 진단이다.

달러·위안 환율 또한 역외시장서 7.184위안까지 절하됐다. 최근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이날 중국인민은행이 시장 예상과 다르게 중기 유동성 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하면서 위안화 약세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로·달러 환율도 전일 1.096달러에서 현재 1.091달러로 떨어졌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 3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국내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97.59로 전장 대비 1.12%나 하락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83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854.83으로 마감, 하루새 0.57% 떨어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미국채 금리와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오히려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5엔을 돌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화권 증시 하락에 위안화도 약세를 보였으며, 삼성전자 실적쇼크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약화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홍해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데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화에 호재가 없다"며 "해당 레벨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추가 상승 여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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