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성신양회 회장, ESG경영 강화에도···경쟁사 대비 처지고 지배구조 '취약'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 ESG경영 강화에도···경쟁사 대비 처지고 지배구조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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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한일시멘트 'A'로 올라서···성신양회는 'B' 수준 그쳐
김 회장 ESG 강화에도 지배구조 'C'···경영권 방어도 악재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 (사진=성신양회)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 (사진=성신양회)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천마표 시멘트'로 대중에게 알려진 성신양회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로는 연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에서 등급이 부진한 것으로 진단받고 있다.

4일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3년 ESG 평가 및 등급'에 따르면 평가대상으로 등급을 받은 6곳(삼표, 한일, 한일현대, 쌍용씨앤이, 아세아, 성신양회) 가운데 성신양회는 환경(E) 부문 B, 사회(S) 부문 A, 지배구조(G) 부문 C를 받으며 통합 B등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1월 통합 C등급보다는 한 계단 상승했지만 지난 2021년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기록한 B+등급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성신양회와 같은 통합 C등급이던 삼표시멘트와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3단계 급등하며 A등급을 획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지난 2021년 7월 김태현 회장이 승진한 이후 ESG 경영을 지속 강화해 왔던 성신양회로선 노력이 무색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김영준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3세경영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성신양회는 2021년에만 대표이사 직속 ESG경영위원회 발족, 친환경 투자계획 발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첫 발간 등 일련의 ESG 활동을 구체화했다. 같은 해에 성신양회는 오는 2027년까지 1300억원을 투입해 주요 생산시설의 친환경 신축·개조에 나선다고도 밝혔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체 투자 비용을 1500억원까지 높였다. 대신 생산 완료 시점을 2025년으로 앞당겼다.

성신양회는 킬른별 설비투자 액수 자체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까지 3·6호기 설비투자는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5호기 설비투자 시점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로, 올 상반기까지는 해당 투자를 완료할 방침이다. 1969년 운영을 시작한 1·2호기의 경우 투자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 상반기까지 투자가 집행되면 전체 생산능력의 70%에 대한 친환경 설비 전환이 완료된다. 이를 통해 성신양회는 20% 수준의 순환자원 대체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저렴한 폐플라스틱 연료 도입으로 연간 5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연탄·운임·전기료 등 시멘트 생산 원가 상승에 대응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 설비투자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친환경 목표 달성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쫓고 있는 성신양회는 지난해 초 전문경영진을 재편하며 새로운 출발선상에 올랐다. 새 사내이사에 오른 한인호 대표와 하태수 공장장 모두 과거 ESG 경영 업무를 담당했던 만큼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단 회사의 의지가 엿보였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지난해 '취약' 수준의 C등급을 받았던 환경 부문은 B등급으로 개선됐다. 

(사진=성신양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사진=성신양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다만 지배구조 부문이 여전히 C등급에 머물렀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C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된다"면서 "지배구조 부문은 전반적인 평균이 상승한 가운데 상-하위권 편차가 심화하면서 실질적인 지배구조 관행 개선 없이는 등급 상승이 어렵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신양회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불안정한 가운데 지배구조 부문의 저조한 등급이 경영권 방어에 불리한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신양회는 경쟁사인 동양이 6%가 넘는 지분을 사들이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 기업으로 분류됐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회사는 202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적대적 M&A로 대표이사가 임기 중 해임될 경우 200억원, 각 이사에게 50억원을 일주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추가한 바 있다. 이른바 '황금낙하산'이다. 경영권 분쟁 이슈는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되는 만큼 소액주주의 반발을 샀다.

이와 관련, 성신양회 관계자는 "ESG 평가 등급이 다른 시멘트사들보다 낮은 부분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1년 만에 급격하게 개선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ESG 경영을 보다 강화하면서 타 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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