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 부진에 원화 '나홀로 약세'···환율, 하루새 12.2원 급등
中 수입 부진에 원화 '나홀로 약세'···환율, 하루새 12.2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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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 급락에 위험선호 '둔화'···국채금리·달러 반등
원달러·환율 1325.3원, 12.2원↑···엔·위안 오히려 '절상'
원인은 중국 수입, 11월 -0.6%···원화 펀더멘탈 '약화'
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원 넘게 급등하며, 약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고용지표 급락에 위험선호심리가 위축, 달러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다만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가 오히려 절상했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가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중국의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펀더멘탈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2.2원 오른 달러당 1325.3원에 마감했다. 단순 계산으로 0.93%나 상승한 것으로, 지난달 14일(종가, 1328.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상승세는 다소 이례적이다. 달러인덱스가 전일 103.35포인트(p)선에서 현재 104.07p까지 오른 것을 감안해도, 상승폭이 다소 과했다는 평이다. 특히 동조화 경향이 있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는 오히려 절상하면서, 원화만의 나홀로 약세가 부각되고 있다.

이날 환율 상승세의 원인은 다소 복합적이다. 먼저 예상 이상으로 부진한 고용지표에 달러 강세가 나타난 점이다.

전일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고용이 전월 대비 10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3만명)를 크게 밑돈 것이다. 또한 10월 고용 역시 10만6000명으로, 기존(11만3000명) 대비 7000명이나 하향됐다.

통상 고용지표 둔화는 고용발 물가상승압력을 낮춰 긴축 경계감을 완화하는 재료로 소화된다. 그러나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며 경기 침체 우려에 불을 붙였고, 이는 위험회피심리로 연결돼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그 여파에 유로·달러 환율이 1.08달러에서 현재 1.076달러까지 떨어지며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이날 오전까지 약보합 흐름을 보였던 미국채 금리도 반등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4.098%선에서 현재 4.173%까지 반등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59%선에서 현재 4.636%선까지 반등했다.

이는 이날(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11월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과 국채금리의 낙폭이 다소 과했다는 인식이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선 11월 비농업 고용이 18만명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10월 증가폭(15만명)을 3만명 가량 상회한다.

문제는 위안화와 엔화의 강세다. 먼저 엔화의 경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이 방아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에다 총재는 "부양책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 어떤 통화정책 도구를 동원해야 할지 선택하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또한 그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폐지 시 금리 목표치를 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는 등 직접적으로 통화완화정책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에 미·일 금리격차 축소 전망으로 연결됐다. 이에 달러당 엔화 가치는 전일 147.51엔에서 현재 146.28엔으로 약 0.83% 절상했다.

위안화의 경우 현재 달러당 7.157위안으로 전일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전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 신용등급과 중국 은행 8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결과 금일 장중 7.161위안까지 올랐다. 이를 고려하면, 오후 들어 절상한 셈이다.

위안화 절상 요인은 중국 11월 무역흑자규모가 683억9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58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보합)를 상회한 것이 결정적이었단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수입이다. 11월 중국의 수입은 전년 대비 0.6% 감소하며, 3%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크게 하회했다.

통상 위안화와 엔화의 강세는 동조화 경향이 짙은 원화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수입 부진이 펀더멘탈 약화 요인으로 소화됐고,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국채금리가 반등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난 만큼 원화 약세는 예상했지만, 약세폭이 생각보다 컸다"며 "특히 엔화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원화만 홀로 약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오전 중 1320원 전에서 상승세가 멈췄지만, 외국인 달러 역외매수가 많이 들어오면서 저항선이 뚫렸다"며 "중국 무역지표 개선에도 수입이 예상을 크게 밑돈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보인 국내 증시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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