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제15대 은행연합회장으로 취임한 조용병 회장이 1일 "은행은 국민 눈높이에 맞춘 진정성 있는 (상생)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은행의 역할은 가계·기업과 함께 경제생태계를 구성하고 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경제생태계의 지탱과 발전을 위해 국민과 상생하는 것 또한 은행의 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은 그간 가계와 기업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노력해 왔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생태계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미시적인 방안을 고민해온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생태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은행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려웠던 이유를 고민해 보고, 은행 입장이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했던 금융사고 등을 계기로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고객을 항상 중심에 두고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고객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금융소비자보호에 더욱 힘써야 한다"며 "더욱 높아진 국민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고도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임원의 책임이 강화되고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등 다양한 제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은 이러한 제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ESG·글로벌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은행도 혁신에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조 회장은 "은행은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플랫폼 혁신을 통해 테크 기업들과 경쟁·협력해야 한다"며 "AI의 양면성을 심도 있게 고려, AI 활용을 통해 은행경영의 혁신을 이뤄내는 동시에 윤리적 문제나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글로벌 진출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해야 한다"며 "ESG 경영을 통해 환경과 사회를 위한 책임경영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는 것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은행연합회 임직원을 향해서는 "사원은행 가치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팀워크를 발휘하면 정확한 방향으로 속도감 있게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성이 뒷받침된 열정을 갖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은행을 위한 정확한 네비게이터이자 예민한 센서가 돼달라"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각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