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 8월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이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은행권 리스크 관리에도 경고음이 울리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8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은행들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3%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말 대비 0.04%포인트(p), 전년 동월(0.24%) 대비로는 0.19%p 상승한 수치다.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은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8월 말 기준 연체율은 2020년 2월(0.43%)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8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7월 말 대출잔액)은 0.10%로 전월 대비 0.01%p 상승했다. 8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2000억원 증가했고,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어났다.

부문별로 보면 8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0.41%) 대비 0.06%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1%p 오른 0.13%, 중소기업대출은 0.06%p 오른 0.55%였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05%p 높아진 0.50%로 조사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36%)보다 0.02%p 상승한 0.38%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 대비 0.01%p 오른 0.24%,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은 0.05%p 높아진 0.76%였다.

금감원은 국내은행 연체율이 과거 장기평균보다 낮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금리 상황 지속 및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도 은행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거시경제 상황과 연체율 상승 추이 등을 충분히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 정합성을 제고하고, 적극적인 연체·부실채권 정리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