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릴 경우 금융시장 안정 문제 영향 감안해야"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통화정책에 대해 주요국 대비 기준금리를 더 많이 올렸으며, 이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켰다고 평가했다. 또 완화했던 규제를 다시 조여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인상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기에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지난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미국 이상으로 올렸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물가 중심으로만 볼 것이냐, 금융 안정도 같이 볼 것이냐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올해 금리를 동결해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과정에서 작년 연말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금융안정 문제가 있어서 멈춰섰다"며 "금리를 더 올릴 경우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겠지만, 이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 문제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통해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90% 수준까지 낮추는 게 저희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완화했던 규제를 다시 타이트하게 조정하겠다. 그래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급등한 미국의 중장기 금리에 대해 이 총재는 "최근 미국 중장기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국내의 금리도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한 차례 정도 연말까지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현재 수준의 높은 금리가 오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작년에는 물가가 워낙 빠르게 올라 정책 방향이 확실했다"면서 "반면 지금은 물가와 환율, 성장까지 서로 상충되는 목표가 있다. 정교하게 정책을 운용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며칠 전 있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예상했던 물가 경로가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며 "만약 중동 사태로 물가가 더 올라가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오르지 않게 물가 중심으로 운영하자는 것이 지난 통방위 결과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