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인사 칼바람?···KB 이창권·BC 최원석·롯데 조좌진, 거취는
카드사 CEO 인사 칼바람?···KB 이창권·BC 최원석·롯데 조좌진,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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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권·최원석 사장 올해 말 임기, 조좌진 대표 내년 3월
업황부진 악조건에도 데이터·플랫폼 등 다양한 변화 시도
모회사 수장 교체 등 사별 상황 달라···3인 거취도 제각각?
(왼쪽부터)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가 두달 가량 남은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각사 수장들은 비우호적 업황 속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주도하며 나름의 성과를 시현했지만, 모기업의 인사교체 이슈와 실적 악화 등의 문제가 겹쳐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임기가 내년 3월 말까지인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을 포함하면 수장 3명의 임기 만료되는 셈이다.

이들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먼저 공통적으로 실적이 부진하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 1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했다. BC카드의 순이익은 293억원으로 같은 기간 80.6%나 급감, 가장 큰 실적 악화를 보였다.

반면 롯데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7%나 급증한 3060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자회사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경상적 순이익은 1079억원 가량으로, 39.1% 이상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감소세는 조달비용 급증 등으로 인한 업계 공통의 문제라는 점에서 일종의 면죄부가 주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신임 여부의 결정적 변수는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지난 2022년 취임한 이창권 사장은 이번이 첫 연임 도전이다. 통상 카드사 CEO의 임기가 '2+1'으로 부여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신임 가능성을 결코 낮게 볼 수 없다.

KB금융이 주요 과제로 내건 플랫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합격점이다.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를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서비스를 통합,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전환시켰다.

또한 금융을 넘어 다양한 비금융 콘텐츠와 펀(FUN)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 지난 6월 가입고객 1000만명 돌파, 월간활성이용자수(MAU) 700만명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악화된 실적 역시 내면을 들여다보면 조달비용 급증과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증가 등에도, 오히려 리스 등 금융자산과 카드할부 수익성 강화를 통해 이자이익을 확대하는 등의 성과를 시현했다. 캄보디아 등 해외 진출도 간과할 수 없는 성과다.

다만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양종희 부회장이 내정된 점은 변수다. 9년 만의 수장 교체인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 사장을 비롯 계열사 사장이 대거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원석 사장 역시 이 사장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2021년 취임한 최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순이익을 45.8%(697억원→1016억원)나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나 업황 악화로 실적이 악화된 데다, 주요 회원사들의 이탈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 개척이 시급하다. 최 사장이 자체카드 발급, 데이터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새성장 동력 탐색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특히 국가 간 결제네트워크(N2N)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글로벌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결제 국책사업의 관련 계약 2건을 연달아 성사시켰다. 올해 들어서도 몽골,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 진출하며 중앙아시아 전체 면적 50% 이상에 자체결제망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이 같은 성과에도 연임을 불투명하게 보는 것은 모기업 리스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KT의 새 대표에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취임하면서 계열사 전반에 대대적 인사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의 경우 '2+1' 임기를 이미 채운 터여서 부담이 더 크다.

지난 2020년 취임한 조좌진 대표 역시 두 번째 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올해 들어서는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앞서 조 대표는 취임 1년 만에 순이익을 두배 이상(571억원→1307억원) 끌어올리는 등 호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또한 조 대표는 롯데카드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디지털 회사로의 정체성을 반영한 신규 브랜드 '디지로카(Digi-LOCA)' 론칭, '로카(LOCA)' 시리즈 등 새로운 라인업 출시, 비금융 영역을 결합한 쇼핑몰 '띵샵' 등이 그가 공을 들인 새성장 동력들이다.

여기에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조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다. 조 대표가 MBK 파트너스의 인수 시점부터 롯데카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재매각 작업까지 책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최근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배임 사고는 악재다. 이 사고로 롯데카드의 내부통제에 대한 문제점이 불거졌고, 더나아가 조 대표의 연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카드의 재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업황부진 등을 감안하면 3사 모두 성과 측면에서 입증된 면이 있다"면서 "특히 3사 모두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인 만큼 연임의 당위성도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부진한 실적과 모기업의 변화 등으로 인한 세대교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남은 임기간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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