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기획/중] 탈탄소 시대, 철강기업들의 생존을 건 '넷제로' 전환
[창간21기획/중] 탈탄소 시대, 철강기업들의 생존을 건 '넷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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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 중심 전환···시험 설비 도입 준비중
현대제철, 독자 수소 기반 철강 생산시스템 '하이큐브' 개발 중
동국제강, 제철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인 '하이퍼 전기로' 개발 중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탄소배출 규제를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철강 업체들의 생존을 건 탈탄소 생산공장 전환이 시작됐다. 

당장 EU가 오는 2026년부터 역내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탄소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전면 시행함에 따라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 기업들은 수십 조원을 투자해 제조 공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이 필수가 됐다. 

철강 기업들의 친환경 제철 제조 방식은 기존 생산공정이 고로 기반이냐, 전기로 기반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고로 방식은 철강 생성 과정에서 석탄(코크스)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로 방식에 비해 탄소 직접 배출량이 2~3배 많다. 고로 공정으로 생산된 철강 제품은 주로 자동차, 전자제품 등에 쓰이며, 전기로 생산품은 건설자재 등에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고로 기반 제철 기업으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있고, 전기로 방식은 동국제강과 세아베스틸 등이 있다.

보통 기업의 탄소배출 범위는 스코프(Scope) 1~3으로 나뉜다. 스코프 1은 제품 생산단계에서의 직접 배출을, 스코프 2는 사업장 전반적 가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간접 배출을, 스코프 3은 제품 생산 과정 외 물류, 폐기 등 생산 이후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을 의미한다. 고로 기반의 철강 기업들은 생산공정 자체의 전환을 목표로 하며 스코프 1 중심의 전환을, 전기로 기반 기업들은 스코프 2 중심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HyREX 수소환원제철 개념도.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하이렉스'(HyREX) 수소환원제철 생산방식 개념도.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친환경 원료 사용 △탄소 포집·재활용 △수소환원제철 생산공정 전환 등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는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배출 0)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 2017-2019년 3년간 평균 탄소 배출량의 20% 감축, 2040년에는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자체 수소환원제철 방식의 생산공정 시스템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를 제1 목표로 내걸었다. 하이렉스 방식은 가루 상태의 일반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한다. 기존 철광석을 분쇄한 뒤 일정 크기의 펠릿으로 만드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수율이 높아지고 수소 환원으로 온도 제어도 용이해진다.

현재는 하이렉스 설비 시험 도입을 위한 테스트 단계에 있다. 2026년까지 시험설비를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2030년에는 하이렉스 상용화 기술 개발을 마치며, 2050년 기존 고로 설비를 100% 하이렉스 설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2030년까지 독자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통해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목표한다. 하이큐브는 수소 기반 융합형 철강 생산 방식으로, 기존 전기로와 다르게 철을 녹는점 이하에서 고체 상태로 환원한 뒤 쇳물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를 통해 철 원료를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 추가까지 가능해진다. 현대제철은 현재 기존 전기로를 재가동하기 위해 보수할 계획하며, 새 전기로 건설 또한 준비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에코아크전기로.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의 에코아크 전기로 모습.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전기로 기반의 제철 회사로 국내 철강 산업에서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2% 수준이다. 회사는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탄소 대체 기술 개발, 하이퍼 전기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이퍼 전기로는 제철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인 기술로, 조업 속도를 높임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을 취한다. 철 스크랩 예열과 장입 방식 개선 등 전기로의 전력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킨다. 회사는 하이퍼 전기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세아베스틸은 스코프 2~3 중심의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솔루션 회사인 에퀴스에너지코리아와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협약을 비롯해 회사는 사업장 내 전력 효율 향상, 설비 개선 등 직간접적 탄소배출 저감 대책을 세우고 있다. 

세계 각국 철강 기업들도 탈탄소 제철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 업체인 중국의 바오우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생산시스템 전환 로드맵을 최근 발표했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 철강 자원 재활용, 수소 기반 고로-직접환원철 공정 등이 포함된다. 바오우는 현재 호주에 친환경 철강 공장 설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의 철강 업체들과 협력해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철강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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