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워야 살아남는다"···중소형 증권사도 '종투사 인가' 총력
"덩치 키워야 살아남는다"···중소형 증권사도 '종투사 인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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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2500억 유증·대신증권 본사 건물 매각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양극화를 두고 볼수만은 없었던 중소형 증권사들까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증권은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2020년 6월 2000억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해당 유상증자를 통해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2분기 말 1조6179억원에서 1조8679억원으로 약 15.5% 증가한다. 교보증권의 이번 증자는 종투사 인가를 신속하게 취득하기 위해 자기자본 3조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인가를 언제 받을 예정이라고 시기를 특정할 순 없지만,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내년 상반기 안에 종투사 신청을 경영 목표로 설정하고 막바지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에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대신343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대신343의 평가가치는 6500억~7000억원이며, 매각절차가 완료되면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기준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국내외 자산을 일부 매각하고 국내 부동산 평가가치를 재평가 받는 등 여러 방식을 통해 연내 3조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종투사는 별도기준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내부통제기준 구비 조건을 갖춘 주요 대형 증권사를 의미한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 신용공여의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게 되며, 헤지펀드 전담중개 업무(PBS)가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4조원을 기반으로 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할 수 있으며, 발행어음 사업 등을 통해 수익다각화를 할 수 있다.

현재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이중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사가 초대형IB에 합류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은 IB시장이 커 가면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증권사간 수익구조가 점점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덩치를 키워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종투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최근 10년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증가했지만, 글로벌IB들과 비교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다"며 "따라서 국내 종투사가 글로벌 IB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지려면 대형화는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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