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충격' 없었지만···재점화된 추가 금리인상설
'잭슨홀 충격' 없었지만···재점화된 추가 금리인상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잭슨홀 미팅 "예상보다 완화적"···데이터 관련 불확실성 확대
9월 동결 이후 11월 인상 가능성 높아···"금리인하 배제일 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잭슨홀 미팅은 예상보다 완화적이었지만, 데이터를 강조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로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각종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전망하는 9월 금리 인상(0.25%p) 가능성은 현재 22%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8%포인트(p)나 상승했다.

특히 11월 인상 가능성은 50.9%로, 동결 가능성(37.8%)을 크게 웃돌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11월 동결 가능성이 57.4%로, 인상 가능성(38%)보다 19.4%p 높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반대 양상을 띄고 있는 셈이다. 기존 연준이 7월을 끝으로 금리인상을 종료했단 시장 전망과도 대비된다.

해당 전망의 주요 근거는 지난 25일 진행된 잭슨홀 미팅이다. 해당 연설에서 주목할 점은 물가 목표(2%)에 대한 재확인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추가인상 지지하는 경제 지표들···물가·고용 등 '견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필요시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 하락하고 있단 확신이 들 때까지 제약적인 정책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내용은 기존 발언들과 유사하다.

특히 추가인상과 관련해 "향후 데이터에 달렸다. 향후 평가에 따라 추가 긴축을 할 수도, 동결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가변성이 높은 최신 경제지표를 통화정책의 근거로 삼겠다는 발언에,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평가다.

이를 뒷받침 하듯 미국채 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24일 4.94%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28일 이후 5.1%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는 4.176%에서 25일 4.255%선까지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 달러인덱스도 104선을 돌파하며, 6월 중순 이후 두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 외에도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요인들은 경제지표들이다. 대표적으로 오는 31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들 수 있다. PCE 지수는 미국 전역에서 개인이 소비한 모든 물품의 평균 가격 인상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연준이 금리결정에 주로 참고하는 지표로도 알려졌다.

현재 7월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3%, 근원 PCE 전망치는 4.2%다. 두 지표 모두 지난 4월 이후 둔화됐지만, 7월 들어 전월 대비 0.3%p, 0.1%p씩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풀이되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도 7월 기준 0.8%로, 전월 대비 0.7%p나 상승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8월 주요 물가지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공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13~19일)가 23만건으로 전주 대비 1만건 감소하면서, 2주 연속 내림세를 유지했다. 통상 견조한 고용은 임금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지지한다는 분석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조차 정책금리와 경제 사이의 역학관계를 정책 결정의 준거점으로 삼지 않고, 최신 지표 흐름에 가중치를 둔다면,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어렵다"며 "향후 금융시장이 경제 지표에 계속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동반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시장 "금리인하 배제·동결에 그칠 것"

다만 해당 연설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한 것에 가깝다며, 연내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도 유력시된다. 대표적으로 중립금리 상향에 대한 언급이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벗어나 일정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이상적 금리 수준을 뜻한다. 중립금리를 상향하는 것은 미국 경제가 이전보다 견고하다는 의미로, 통화정책이 더 제약적일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실질 이자율은 플러스로, 중립정책 금리에 대한 주요 추정치를 훨씬 상회한다"며 "최근 경제 호조는 중립금리의 상승이 아닌 통화정책의 지연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 금리수준이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내심을 가질 여유가 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처럼 연준은 향후 금리인상 결정에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이전과 같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누적된 긴축으로 인한 파급효과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용부문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번주 금요일 발표될 8월 비농업 고용자수는 17만명으로, 전월 증가폭(18만7000명)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0.4%에서 0.3%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성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구인건수는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추세는 이미 감소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속도는 느리지만 고용지표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통화정책 효과가 나오는데 시계가 흐릿하다면 일단은 인내심을 가지고 가만히 있는 것이 맞다.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는 없겠지만, 추가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