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잭슨홀 이변은 없었다···1320원대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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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속 환율 하락···美 경제지표 발표 앞두고 숨고르기 장세
예상 밴드는 1300~1350원···中 부동산, 日 시장 개입 등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지난해와 같은 강도 높은 매파적 발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320원 하향 이탈을 시도하고 있다.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고조되며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선반영된 상승분이 일부 되돌려지며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8월 28일~9월 1일)은 1320원을 중심으로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중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비농업 고용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방향성을 탐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겠지만, 중국 부동산 관련 불확실성에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2원 내린 달러당 1324.0원에 개장했다. 이후 하락폭을 키우며 1319.7원까지 떨어졌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강달러와 관망세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지속 하락할 때까지 긴축적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필요시 금리를 올릴 준비가 됐다"고 발언했다.

특히 그는 연설 중 '신중히(carefully)'란 표현을 거듭 사용했으며, "추가 긴축인지, 금리 동결 후 데이터를 좀 더 기다릴 것인지를 곧 결정하겠다"고 다소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해 강력한 금리 인상을 거론했던 발언과 사뭇 다른 기조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예상과 부합하나, 모호한 표현으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해당 발언 직후 시장 내 위험선호심리가 살아났다. 지난 25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4346.9로 전일 대비 0.73%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67%, 0.94%씩 상승 마감했다.

다만 해당 발언 후 달러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24일 103.24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선을 돌파한 상태다.

해당 강세의 근거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9월 금리 인상(0.25%p) 가능성은 현재 19.5%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8.5%포인트(p)나 상승했다. 특히 연말 기준 인상 가능성이 45.6%로 동결 가능성을(42.8%) 소폭 웃도는 등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특히 잭슨홀 미팅에 함께 참석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매파적으로 발언했다. 이에 통화 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24일 4.94%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5%를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금리도 4.25%선까지 상승했다.

그 결과 주요국 통화가치는 일제히 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6월 중순 이후 1.07달러선까지 떨어졌으며, 파운드·달러 환율도 1.25달러선에 진입하며 두달 만에 최저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통화의 약세도 부각됐다. 달러·엔 환율은 146.57엔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점(최저가치)을 경신했다. 달러·위안 환율도 7.29위안선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컨트리가든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리스크가 잠재한 상태다.

현재 시장의 눈은 파월 의장이 언급한 데이터에 쏠렸다. 당장 29일(현지시간) 미국 주택가격지수, 30일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발표를 앞두고 있다. 나아가 31일에는 연준이 통화정책에 주로 참고하는 PCE 물가지수, 9월 1일에는 8월 비농업 고용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된 상태다.

종합하면 이번주 외환 시장은 주요 경제지표의 연속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 혹은 일시적인 등락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설의 중심에 있는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39억위안(약 7000억원) 규모의 채권 상환 연장에 대한 투표를 31일로 연장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연중 최저점을 경신한 엔화로 일본은행(BOJ)의 시장개입 여부도 변수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엔화, 위안화 등의 약세로 1320원을 중심으로 한 약세 흐름이 전망된다. 특히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원화 강세를 지지한 재료가 부재한 상태다. 예상밴드는 1300~135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05~1345원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대체로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보합권에 머물 전망이다.

특히 주중 미 PCE 지수와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환율이 방향성 탐색을 위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환율 안정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며, 미국채 금리로 인해 미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다소 커질 것으로 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 : 1315~1325원

잭슨홀 미팅 등 대형 이벤트들이 끝나면서 방향성 가늠하는 일종의 소강상태에 놓였다. 이벤트 결과가 선반영되면서, 위로도 아래로도 환율 변동을 이끌 주요 재료가 없는 상태다.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적 방향이 나오기 전까지 현재의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번주 발표되는 지표들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환율 영향은 크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8월 국내 무역수지 결과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00~1350원

이번주 외환시장은 달러보다 엔·위안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달러·엔 환율의 리스크 속 일본 정부가 추가 엔화 약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에서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 시 시장개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

위안화도 변수다. 연기된 위안화 채권 상환기한 연장에 대한 채권자 투표가 31일로 예정된 가운데 비구이위안 사태가 단기 분수령을 맞이할 공산이 높다. 투표 결과와 달러 이자 지급 여부가 위안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9월 중 발표될 고용·소비자물가 발표 전까지 달러는 숨 고르기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국채 금리 변동에 따라 달러가 연동하는 장세는 이어질 것이다. 이번주는 위안화·엔화와 원화간의 동조화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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