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해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면서 SK, 현대자동차, LG 등 나머지 전경련을 탈퇴한 3개 그룹사의 재가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여전히 재가입 신중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 준감위는 18일 임시회의를 거쳐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을 사실상 승인했다. 준감위는 "가입 여부는 제반 사정을 신중하게 검토해 관계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이나, 위원회는 그동안 노력해온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일 관계사가 전경련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 필요한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준감위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위원회로서는 현재 시점에서 전경련의 혁신안이 선언 단계에 있는 것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과 확고한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게 없어, 전경련이 과연 정경유착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준감위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DS,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사회 개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조만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준감위가 사실상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낸 만큼, 삼성 계열사들도 결국 전경련 재가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준감위 결정에 따라 SK, 현대차, LG 등 3개 그룹사도 전경련 재가입 여부를 내부 절차를 거쳐 결정할 전망이다.

3개 그룹사들은 현재로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개 그룹사 측은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모두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가운데 SK와 LG그룹은 외부 자문과 여론 수렴 등 자체적 검토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차그룹은 정경유착 근절 활동 등 혁신안 실천 여부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입장이다. 이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 이들 그룹사의 재가입 여부 결정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 총회를 열고 협회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바꾸고,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는 등 새출범을 알릴 예정이다. 당초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 전에 4대 그룹의 재가입이 결정되길 기대했지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전경련은 한경협 새출범과 함께 협회 쇄신안으로 윤리경영위원회 설립안을 내놨다. 그러나 현재까지 윤리위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실질적 정경유착 차단 대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게 재계 의견이다.  

한편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준감위의 조건부 가입 권고에 대해 “준감위의 이번 결정은 스스로 존재가치가 없음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참여연대도 "만약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이 전경련 재가입을 강행한다면, 공정과 상식을 바라는 전 국민적 분노와 노동시민 사회의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야권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당초 4대 그룹이 전경련 탈퇴를 최초 언급한 곳이 국회 청문회였던 만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그룹 총수들을 향한 거센 성토가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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