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 '엇갈린 희비'···CFD·PF 충당금에 '발목'
증권사 2분기 실적 '엇갈린 희비'···CFD·PF 충당금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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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NH 등 '선방'····하이 '급감'·하나 '적자전환'
"내년 기준금리 인하돼야 '턴어라운드' 가능"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줄줄이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예상 외의 반등장 속에 호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은 이번 2분기에서 차액결제거래(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의 영향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당기순손실이 488억96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도 3억2933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매출액은 49% 하락한 2조2749억2800만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IB 투자자산 손상차손 430억원, CFD 충당금 518억원, 사모펀드 고객 보상금 533억원 등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기업금융(IB) 자산 등과 관련해 충당금이 증가했다"며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신상품 출시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영업 체질 개선으로 시장안정화에 따른 수익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충당금이란 받아야 할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를 대비해 파악한 손실액을 장부에 미리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충당금은 감독규정에 따라 요적립액의 100%를 유지해야 한다. 감독규정에 미달한 충당금은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할 수 있다. 대손충당금은 미리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순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대손준비금은 이익잉여금으로 처리돼 회계상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하면서, CFD 관련 평가 손실이 증가해 증권사들의 충당금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부동산PF에 대한 리스크도 증권사의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충당금으로 309억원, 2분기에는 125억원을 적립했다. 2분기 하이투자증권의 실적을 살펴보면,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6.4% 감소한 198억12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48.7% 줄었고, 매출액은 0.3% 감소한 6279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KB증권, NH투자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940억63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7.27%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57.15% 늘어난 1103억400만원, 매출액은 59.53% 하락한 1조8059억600만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자산관리(WM)부문은 리테일채권 등 고객 중심의 WM상품 공급으로 WM자산 증가세 유지 및 WM수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또 IB부문에선 대형 딜 클로징(Deal Closing), 투자 성과 실현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204억4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52.7% 증가한 1826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개 분기 연속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달성했다"며 "기업금융(IB)부문의 경우 부채자본시장(DCM), 인수금융 등 사업 전반에서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해 실적을 견인했고, 국내 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가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CFD와 PF관련 충당금이 일회성 요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PF관련 충당금은 지난해부터 회사들이 꾸준히 쌓고 있어 금액은 크지 않겠으나 CFD는 적게는 몇십억원에서 많게는 800억~900억원가량 반영될 예정"이라며 "PF 관련 충당금은 4분기까지 반영될 것이고 CFD는 2분기 일회성으로 적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 관련 충당금은 일회성 요인이고, 내년 기준금리 인하로 증시가 개선되면 업종 전반이 턴어라운드 될 수 있다"며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최근 나타나는 미분양 감소까지 연결 지어 생각해보면 PF 시장의 회복 가능성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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