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F&F, 덩치 불리는 까닭
패션기업 F&F, 덩치 불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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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콘텐츠 투자로 3각 편대 구축해 수익성 강화
서울 강남구 언주로 F&F 본사. (사진=F&F)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패션기업 에프앤에프(F&F)가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콘텐츠 사업까지 뛰어들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F&F는 지난해 3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체 빅토리콘텐츠(빅텐츠)의 구주 인수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134만6969주(50.77%)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자회사 F&F엔터테인먼트 설립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로써 F&F는 패션-콘텐츠-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빅텐츠는 2003년 4월 설립된 빅텐츠는 '발리에서 생긴 일' '쩐의 전쟁' '대물' 등을 내놓으며 드라마 제작사로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빅텐츠는 F&F에 인수된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별도 재무재표 기준 지난해 빅텐츠는 매출 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7억원, 1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앞서 빅텐츠는 2021년 영업손실 19억원, 당기순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빅텐츠는 1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해 연내 코스닥 이전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공모규모는 90억원 안팎으로 공모 자금은 드라마 콘텐츠 제작을 위한 계약금 등에 쓴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앞서 빅텐츠는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고 5월 10일 공시했다. 이전상장 사유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원활한 자금조달을 통한 유동성 확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에이치비오(HBO)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이 콘텐츠 제작사와 계약을 맺을 때 코스닥 상장과 같은 공신력을 요구하기에 이를 충족 시키기 위한 것이란 평가다. 코스닥 상장은 예비심사신청 통과 이후 통상적으로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빅텐츠의 코스닥 예상 상장일은 10월~11월로 전망된다.

김 회장과 함께 그룹 내 투자사인 F&F파트너스의 노우람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여기에 콘텐츠 분야 벤처캐피탈리스트 이지수 한국투자파트너스 수석팀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빅텐츠 이사회는 콘텐츠 유관 분야에 힘이 실린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F&F그룹의 빅텐츠는 인수와 코스닥 상장 추진이 김창수 F&F 회장 의중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빅텐츠는 지난 3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창수 대표와 노우람 F&F 파트너스 대표를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상근하지 않으면서도 사내·사외이사와 동일하게 주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F&F파트너스는 F&F의 자회사로 벤처캐피털(VC)이다.

빅텐츠의 강점은 제작한 드라마에 대한 지적재산권(IP)를 소유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방영권만 방송사에 판매하는 지적재산권은 자체 보유해 고성장이 가능하다. 원 소스 멀티 유저(OSMU·One Source Multi-Use)가 가속화 될 수록 외형성장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드라마·웹툰 등 하나의 원작을 가지고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하는 OSMU 사례가 늘고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빅텐츠의 코스닥 상장 이후에 F&F그룹 내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여부다. 이와 관련 F&F그룹이 올해 초 설립한 F&F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투자를 늘리고 있어 접점 마련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통해 F&F가 패션에서 쌓은 경험을 케이(K)팝에 접목시켜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F&F 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며 모회사인 F&F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란 평가다. F&F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는 기획형 프로듀서이자 작사가, 뮤직 콘텐츠 투자 유통 전문가인 최재우 씨가 선임됐다. F&F 엔터테인먼트는 SBS와 손을 잡고 올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부제:82의 기적) 제작에 착수했다. 오디션 지원자들이 엠엘비(MLB), 디스커버리 등의 의상을 입고 오디션 경연에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광고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F&F 역시 MLB, 디스커버리(DISCOVERY) 등 주력 패션 브랜드의 국내외 판매 호조로 실적도 순항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지난해 영업이익이 5248억원으로 2021년 영업이익 3226억과 견줘 6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088억원으로 전년(1조891억원)보다 66% 늘었다.

올해 1분기 F&F의 영업이익은 1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346억원)과 견줘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4974억원으로 전년 동기(4371억원)보다 13.7%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188억원으로 전년 동기(964억원) 대비 23.2% 증가했다.

F&F의 패션사업부문은 2021년 5월 에프앤에프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됐다. 1997년 6월 도입한 엠엘비(MLB) 브랜드로 출발해 2010년 2월엔 엠엘비 키즈(MLB KIDS)를 내놨다. F&F는 2017년 9월 홍콩에 현지법인(FNF HONGKONG LTD)을 세우고 마카오와 대만까지 유통망을 갖췄다. 2019년부터 중국 내 온·오프라인에서도 MLB 상품을 팔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엠엘비(MLB)의 향후 5년간 중국내 연평균 성장률(CAGR)을 30%로 예상하기도 했다.

MLB는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단장(리뉴얼)해 문을 연 700호점은 중국 진출 1호점이다. 이 매장은 3년 만에 5배 규모인 650평으로 확장했다. 특히 MLB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난 4월 26일 중국 상해의 난징동루에 위치한 유명 쇼핑몰 모자이크 휘에후이에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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