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결함에도 역대급 판매 기록한 신형 그랜저
잦은 결함에도 역대급 판매 기록한 신형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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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수리·시정조치 20건 육박···판매량은↑, 상반기 내수 1위
신형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7세대 신형 그랜저가 잦은 결함에도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추가 무상수리를 진행한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16번째다. 시정조치 2건까지 더하면 총 18건에 달한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부품은 차체제어장치(BDC), 통합형전동브레이크(IEB), 사용자인증무선통신제어기(UWB&BLE), 백판넬몰딩하단센터리브다. 대부분이 전자장비 결함이다.

BDC는 차 키를 가지고 차에 접근하면 문 잠금이 풀리는 어프로치 언락 시스템 작동불량 가능성이 발견됐고, IEB는 간헐적으로 브레이크 경고등이 점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UWB&BLE는 소프트웨어 문제로 사용자 인증을 점검하라는 문구가 노출되며, 백판넬몰딩하단센터리브는 트렁크를 열었을 때 배수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상수리 대수는 BDC 6만5824대, IEB 7053대, UWB&BLE 5만7149대, 백판넬몰딩하단센터리브 6만4451대다. 대상은 올 7월 이전 생산분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출시 반년도 안 돼 10건이 넘는 무상수리를 하며 '결함 덩어리'라는 오명을 낳았다. 올 1월 2.5 GDI 모델 4818대에서 정차 시 기어가 D단에서 P단으로 바뀌는 결함이 발생했고, 이후 여러 문제가 잇달아 터져나왔다. 

지난 4월에는 하이브리드 모델 1만4316대에서 통합형 전동식 브레이크 제어기 소프트웨어 오설정으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면 5% 미만 경사로에서 후방 밀림이 발생해 시정조치에 들어가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부분 전자계통에서 발생한 경미한 문제"라며 "이번에 진행하는 무상수리 4건 중 3건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신형 그랜저의 잦은 결함 원인으로 소프트웨어 비중 증가를 지목한다. 소프트웨어 하나가 기계장치 하나를 관리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소프트웨어 하나로 여러 기계장치를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전에 없던 결함이 불거져 나온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잦은 결함에도 그랜저 판매량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시 첫 달 1023대가 팔린 신형 그랜저는 지난 달 1만1528대를 기록하며 10배 넘게 판매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 누적 6만2970대가 판매돼 내수 시장 부동의 1위인 현대 포터를 꺾고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랜저는 올해 연간 10만대 판매 돌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인기 비결은 경쟁 모델 부재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력한 경쟁 모델로 꼽히는 기아 K8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지 오래고, 그랜저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이라 예상했던 신형 쏘나타는 예상과 달리 힘을 못 쓰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는 차체 크기가 작거나 옵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결함이 나와도 마땅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랜저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발생한 결함 대부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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