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OLED마저 주도권 뺏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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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한 게 지난해부터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국내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OLED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는 이야기는 나왔다. 그러나 애플 비전 프로의 출시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시대도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전환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이리저리 치이고 있다. 따라오는 중국으로 인해 손실을 불러일으켰던 LCD패널 생산을 중단했지만, 이로 인한 역풍을 받고 있다. 55인치 4K LCD 기준 패널 가격은 지난해 9월 8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달에는 최저점 대비 LCD 패널 가격이 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하니, 중국의 독점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LCD 패널을 사용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LCD 사업을 철수 후 집중하려던 OLED 시장은 위태롭다. 특히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OLED TV의 수요가 크지 않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투자 완료 시점을 5년가량 연장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 와중에 중국과의 중·소형 OLED 패널 기술 생산 격차가 2년 이내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디스플레이 1위인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확장형(Ex)-OLED를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OLED는 기존 TV뿐 아니라 다양한 기기에 OLED 패널을 적용하는 것으로, 최근 애플이 내놓은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 프로에 탑재된 마이크로 OLED가 대표적인 예다. 

정부는 Ex-OLED를 2027년까지 상용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애플 비전 프로는 당장 내년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는 대만 이노룩스, 미국 매직 리프 등까지 MR 기기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 OLED 최강자는 일본 소니이기도 하다. OLED에서 첫 번째 언급되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이름이 최근 자꾸 뒤로 밀리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국가첨단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해 디스플레이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유일의 OLED 생산업체였던 JOLED는 최근 파산했다. LCD의 왕으로 불렸던 일본이 시장 주도권을 잃게 된 배경으로 정부의 소극적인 지원을 꼽는 이들이 많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Ex-OLED 시대에 국내 디스플레이의 선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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