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실질소득 2분기째 '뒷걸음'···난방비·이자지출 역대 최대
고물가에 실질소득 2분기째 '뒷걸음'···난방비·이자지출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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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6년만 최대폭 감소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전기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전기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4분기 물가 영향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2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쳤다. 난방비와 이자 지출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근로소득(312만1000원)이 7.9% 늘어 1인 가구 포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근로소득은 2021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비해 사업소득(101만8000원)은 전년 대비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상승하며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이전소득(57만원)은 2021년에 지급됐던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 사라진 영향으로 5.3% 감소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속도는 소득 증가보다 빨랐다. 물가를 고려한 지난해 4분기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해 3분기(-2.8%)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실질소득 감소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6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2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소비지출(269만7000원)이 5.9% 증가해 4분기 기준으로 2009년(7.0%)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4분기 연속 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고물가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실질적인 소비지출은 둔화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수도·광열 지출이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특히,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냉·난방비가 포함된 연료비 지출이 16.4% 급증해 1인 가구 포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폭 증가했다.

교통비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는데, 이 가운데 자동차 기름값 등이 포함된 운송기구 연료비가 9.1% 증가했다. 항공요금을 포함한 기타운송비 지출은 56.5%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부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오락·문화(20.0%), 음식·숙박(14.6%), 교육(14.3%) 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외 통신비 지출이 5.0% 늘었고, 주류·담배 지출도 4.2% 증가했다. 코로나19 당시 증가했던 식료품·비주류음료(-1.1%)나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5%) 지출은 줄었다.

세금,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2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비소비지출 증가폭은 4분기 기준으로 2019년 4분기(9.6%)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이자비용 지출이 28.9% 급증하며 2006년 이래 역대 최대 증가폭을 갈아치웠다.

이 과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영향으로 이자비용 지출이 증가했다"며 "금액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증가율로 보면 기타 신용대출에서 각각 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거래 감소로 취득세 등의 납부가 줄면서 비경상조세 지출은 45.9% 급감했다.

4분기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390만5000원으로 3.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각종 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가계 흑자액(120만9000원)은 전년동기 대비 2.3% 줄어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도 소비지출이 그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것이다.

가계 흑자율도 30.9%로 1.7%p(포인트)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9.1%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4만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9.8%), 식료품·비주류음료(-1.9%) 지출이 감소한 반면 음식·숙박(17.5%), 교통(10.2%), 오락 문화(18.4%), 교육(12.2%) 등 부분에서 지출이 늘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 활동 관련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할 경우 식료품·비주류음료(-7.4%), 가정용품·가사서비스(-13.9%), 주거 수도 광열(-3.9%) 등에서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

지난해 소비지출 비목별 비중은 음식 숙박(15.0%), 식료품·비주류음료(14.8%), 교통(12.0%), 주거 수도 광열(11.5%)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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