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IT경기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 데다, 소비 회복 흐름도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 상방 압력이 약화되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3.6%에서 3.5%로 낮췄다. 앞서 한은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를 각각 1.7%와 3.6%로 전망했다.
23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기존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2.4%로 0.1%포인트 상향했다.
해당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돼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2020년(-0.7%)을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부진한 수출과 위축된 소비흐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0.4%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분기(-3%) 이후 처음이다.
세부적으로 수출이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5.8% 줄었다. 제조업도 4.1% 감소하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2~3분기 경제성장률을 떠받친 민간소비도 0.4% 감소 전환했다. 여기에 이달 20일 기준 무역적자도 59억8700만달러에 달하는 등 1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 금통위는 "향후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과 IT 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나아질 전망이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상승압력은 약화됐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3.5%로 기존 대비 0.1%포인트 낮웠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6%로 전망했다.
앞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은 5.2%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전기요금 인상과 가공식품 가격 등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향후 물가상승률을 전망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 중 4%로 올라왔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1월 중 4.1%로 상승한 상태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통위는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폭과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