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침체에 PF채무보증 규모 급감···전년比 48%↓
증권사, 부동산침체에 PF채무보증 규모 급감···전년比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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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증권사 실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을 선 규모를 뜻하는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은 올해 3분기 약 3조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8조6000억원) 대비 약 55.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7조4000억원) 대비 48.6% 줄어든 수준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2월에는 4조6000원에 달했지만 최근 3개월간은 7월 1조1000억원, 8월 1조3000억원, 9월 1조4000억원 등 모두 1조원대에 그쳤다.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증권사들은 무료 수수료 경쟁 심화로 기존 사업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이에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부동산PF 관련 사업을 활발히 벌여왔다.

자본력과 신용도가 취약한 부동산 개발 주체들이 PF대출을 받으면 증권사가 자신의 높은 신용도를 활용해 PF대출 관련 신용보강을 해 주고, 채무보증 수수료나 금융자문 수수료 등을 받아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에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수익은 전체 IB수수료 수익에서 50∼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가 올라 부동산 투자 조달 비용이 늘었고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해 부동산 개발 수익성이 악화했다. 주택 미분양 물량이 늘고 거래량도 감소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이에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사업도 급감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와 수익에 대한 우려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위탁매매 및 이자수익 감소, 금리상승에 따른 증권사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 발생과 함께 증권업의 주요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부터 주택시장 호황으로 사업장 수가 증가했고 본PF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의 경쟁이 심화되며 단기물이고 후순위채권의 성격인 브릿지론이 크게 증가했다"며 "브릿지론을 구성한 주체인 증권사나 부동산 운용사들은 주로 후순위채권으로 참여하는 데다, 대체로 담보가치가 하락해 있는 경우가 많아 이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인상과 맞물려 미분양이 확산될 경우 증권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 부동산 시장 위축 시 증권사의 PF대출채권 등 보유자산 부실화 및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 현실화 시 충분한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경우 건전성이 훼손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NICE신용평가를 비롯한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점검 기준 가운데 임계치를 넘은 증권사들로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의 이름을 올렸다.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비중의 임계치를 초과했다. 이에 따라 사업 방향성에 따른 증권사들의 고민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대형사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테일·운용 부문 사업을 만회하고자 공격적으로 부동산 PF 관련 사업을 벌여온 탓에 위기감이 더욱 크다. 최근 하나증권은 관련 사업을 담당했던 구조화금융본부를 아예 폐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PF 관련 사업에 수익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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