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보기 겁난다"···먹거리 물가 8.4%↑, 13년만에 최고
"추석 장보기 겁난다"···먹거리 물가 8.4%↑, 13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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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낮으면 먹거리 지출 비중 커···1분위 41.7%·5분위 14%
라면·전기요금 등 줄줄이 인상 예고···고물가 상당기간 유지
서울의 한 대형 마트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추석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으나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큰 먹거리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으로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과 택시요금,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예고돼 서민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09년 4월(8.5%) 이후 13년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먹거리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음식서비스 부문을 각 지수와 가중치를 고려해 계산한 값이다. 2020년 가중치를 기준으로 집계했을 때 지난달 먹거리 물가 지수는 113.57, 지난해 8월은 104.80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8.0%로 지난해 2월(9.3%) 이후 최고치를 유지 중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는 빵 및 곡물, 육류, 수산물, 과일, 채소, 과자, 냉동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자장면·설렁탕 등 주로 외식 품목으로 구성된 음식서비스의 경우 1년 전보다 8.8% 올라 1992년 10월(8.9%)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에서는 호박(83.2%), 배추(78.0%), 오이(69.2%), 무(56.1%) 등 채소류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음식서비스에서는 갈비탕(13.0%), 자장면(12.3%), 김밥(12.2%), 해장국(12.1%), 햄버거(11.6%) 등이 많이 올랐다.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특히 서민층의 부담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24만7960원, 외식 등 식사비에 지출한 금액은 14만4442원이었다.

월평균 가처분소득(93만9968원) 대비로 보면 지출 비중은 식료품·비주류음료가 26.4%, 식사비가 15.4%다. 먹거리 관련 지출 비중만 41.7%에 달해 전체 가구의 먹거리 지출 비중(19.0%)을 크게 상회했다.

소득별로 보면 2분위 가구가 24.6%, 3분위가 21.7%, 4분위가 18.9%, 5분위가 14.0%로 소득이 낮을수록 먹거리 지출 비중이 컸다.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가공식품과 함께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예고돼 있어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11.3% 인상한다. 스낵 주요 제품의 가격도 5.7% 올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재 3800원에서 내년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거리요금과 시간요금 기준도 올린다. 오는 10월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도시가스 요금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서민 물가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주거·수도·광열에 지출한 금액은 22만2295원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23.6%의 비중을 차지했다. 2분위는 12.4%, 3분위는 8.0%, 4분위는 7.0%, 5분위는 4.4%로 소득이 낮을수록 관련 지출 비중이 컸다. 교통도 1분위(10.5%), 2분위(7.7%), 3분위(9.5%), 4분위(9.2%), 5분위(7.4%)로 대체로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컸다.

물가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뒤 가진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7월 3.9%→8월 4.0%)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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