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만난 신학철 LG 부회장 "미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에 110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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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마곡 R&D 캠퍼스서 신학철 부회장과 비공개 간담회
옐런 "특정 국가에 공급망 지배 권한 넘어가는 것 예방해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오른쪽 첫번째)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오른쪽 첫번째)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파트너, 동맹들과 협업해 공급망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관리해나가면서 지금까지 수립해 온 경제 질서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를 방문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 한 뒤 "프렌드 쇼어링을 도입하고 굳건한 경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전체 공급망 차질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인상되고 이로 인해 생산 약화, 공급망 차질 등 문제가 발생한다"며 "글로벌 경제 문제와 공급망으로 인한 물가 인상이 타격을 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아무리 국내 투자나 생산 역량을 증대시키더라도 파트너들의 도움 없이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들이나 제품들을 확보할 수 없다"며 "프렌드 쇼어링을 통해 양국을 물가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정학적·경제학적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면서 "중국 역시 자신들이 특정 재료와 물질, 또는 제조 환경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국가의 경제통합은 경기침체나 국제 질서가 망가질 수 있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제 통합의 국제 질서와 툴을 선진화하는 노력으로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과 특정 국가에 지배적인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에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회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전지 소재 분야에만 2025년까지 6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양극재부터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또 "LG화학은 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해 북미 지역 내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기 위한 관련 투자액은 2025년까지 11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 잔고만 300조원이 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들과 특별한 관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기 위한 우리의 비전을 계속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25분 경 LG화학 마곡 R&D 캠퍼스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한 뒤 지속가능갤러리를 견학했다.

LG화학의 지속가능갤러리는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사업부문별로 추진하고 있는 지속가능·탄소 중립 전략을 소개하는 곳이다.

함께 전시물을 관람하던 신 부회장은 도슨트를 자처하고 나섰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설명하는 전시에서 옐런 장관은 소재를 어디까지 재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고, 쏟아지는 질문에 20분으로 예정됐던 전시 관람이 30분이 넘게 이어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가 끝날 무렵, LG화학은 옐런 장관의 이름을 넣은 LG트윈스 야구 유니폼과 사진 촬영 액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야구에서는 흔히 공을 주고받는 투수와 포수를 '배터리(battery)'라고 부른다. 야구 유니폼 선물에는 팀워크가 중요한 야구의 배터리와 전지를 의미하는 배터리(battery)의 동음이의적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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