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증시 호황 '수혜'···작년 순이익 7.8조 '역대 최대'
한은도 증시 호황 '수혜'···작년 순이익 7.8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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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1일 '2021년도 연차보고서' 발간
유가증권 매매이익↑·통화안정증권 이자↓
기업실적·투자심리 개선에 주식 비중 확대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7조8000억원을 기록해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화자산운용 이자가 줄면서 총수익은 감소했지만, 유가증권 매매손 및 통화안정증권이자 등 총비용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한은도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 영향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31일 발표한 '2021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7조8638억원을 기록해 1년 전(7조3659억원)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이 지난 1950년 설립돼 연차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8년(3조2137억원) 감소한 뒤로, 2019년(5조3131억원)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갈아치우고 있다.

총수익이 지난 2020년(19조8654억원)보다 7822억원이 줄어든 19조832억원을 기록했으나, 총비용이 같은 기간 9조6764억원에서 8조3418억원으로 줄었다. 매매이익이 늘고, 통화안정증권 이자가 감소하면서 비용 감소 측면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실제로 유가증권을 통해 받는 이자는 6조6787억원으로 전년(7조1749억원)보다 4963억원이 감소했지만 유가증권 매매익은 3589억원이 늘었고, 매매손은 6053억원이 줄었다. 유가증권 매매차익에는 미실현된 평가차익은 반영하지 않고 실현된 이익만 반영한다. 또한 통화안정증권이자는 같은 기간 2조2451억원에서 1조4635억원으로 7816억원이 감소했다.

유성욱 한국은행 예산회계팀장은 "외화자산 운용 시 채권과 함께 주식도 운용하게 되는데,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주식매매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유가증권 매매이익이 확대됐다"면서 "지난 2020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통화안정증권 발행금리가 하락한 부분이 지난해 반영됐고, 발행 잔액도 감소하면서 통화안정증권 이자 비용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법인세 등 세금으로 2조8776억원을 지출한 한은의 세전 당기순이익은 10조7414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단, 한은의 수익 구조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이자수익·매매차익)에 따른 것이며, 통화안정증권 이자비용이 주요 지출 항목에 포함된다. 즉, 일반 기업들과 같이 경영성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한은은 외화자산의 대부분(직접투자 72.0%, 위탁투자 22.8%)을 유가증권 등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며, 현금성자산은 5.2% 수준이다. 외화자산의 68.3%를 미국 달러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상품별 비중은 △정부채 44.9% △정부기관채 14.1% △회사채 12.9% △자산유동화채 10.8% △주식 10.4% 등이며, 기업실적 호조 및 견조한 경제지표 등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을 반영해 주식 비중을 1년 전보다 1.5%p 확대했다.

한은은 한은법에 따라 매년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하고 나머지 70%를 정부에 입고한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중 30%인 2조3592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으며, 이중 266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으로 적립했다. 나머지 5조4781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이로써 지난해 당기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19조374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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