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막 내린 美연준···"올해 7회 인상도 가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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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3개월 만에 0.25%p 금리 인상···"우크라 사태에 물가압력↑"
연말 금리상단 최대 '1.75~2%'···물가 전망 낮추고, 성장률 높이고
파월 의장 "美경제 긴축 견뎌낼 것"···예상 부합한 움직임에 증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성명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성명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방준비제도)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빚어진 '제로금리 시대'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는 무엇보다 강한 물가상승압력을 억제한다는 데 초점이 잡혔다. 특히 올해 남은 회의 때마다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등 본격적인 '긴축의 시대' 진입을 예고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찬 뒤 낸 성명에서 현재 0.00~0.25% 수준의 기준금리를 25bp(1bp= 0.01%) 인상한 0.25~0.5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제로(0) 금리에 들어선 이후 2년여 만이며,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3개월 만의 금리인상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청문회에서 25bp 금리인상을 지지했던 만큼,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연준은 "최근 몇 개월 동안 고용증가가 강했으며 실업률도 상당히 하락했다"면서도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팬데믹과 관련된 수급불균형, 높은 에너지 가격, 그리고 광범위한 물가압력 등을 반영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이에 FOMC는 금리 목표범위를 0.25~0.50%로 올리기로 결정했고, 목표범위를 계속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강력한 긴축 수단 중 하나인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는 "국채와 기관채, 기관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량이 다가올 회의에서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양적긴축(QT)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QT로 시장 유동성 부족이 우려되는 수준은 아닐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연준은 올해 최소 6번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공개한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9%로 예상했다. 25bp씩 금리를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밟는다면 올해 6번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FOMC 성명 발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의 속도와 관련해서는 올해 7번의 회의가 남아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대차대조표 축소도 진행할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금리인상과 동일한 조치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아직은 금리인상을 선제적으로 강하게 할 지, 한 해 동안 꾸준히 할 지에 대해선 어떤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각 회의는 실시간 회의이며, 금리를 더욱 빨리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4.0%에서 2.8%로 1.2%p 낮췄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2.6%에서 4.3%로 크게 올려 잡았고, 실업률 전망치는 3.5%를 유지했다. 다만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총수요가 강한 가운데 일자리 증가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등 가계·기업 재무 상황도 양호하다"면서 "성장률 하락 전망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대한 초기 평가가 반영된 것이며, 금리인상이 성장률 전망 하락의 큰 부분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같은 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예상보다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였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새로운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대해 높은 기어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노무라 등 주요 투자은행들 역시 25bp 금리인상은 예상에 부합하나, 점도표상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크게 높이고, 최종 정책금리·장기 균형금리 상회 전망 등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4.3%)이 크게 상향 조정된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경기침체 우려를 평가절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되지 않도록 물가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은 향후 금리인상 사이클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을 높였다는 관측이다.

연준의 결정이 다소 매파적이었다는 평가와는 달리, 시장은 일제히 급등 랠리를 보였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연준의 강력한 의지와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만4063.10)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357.86)는 각각 1.55%, 2.24%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1만3436.55)는 3.77% 급등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3bp 가량 상승한 2.18% 수준에서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에 3거래일째 하락한 배럴당 95.04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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