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충격 악화일로···코스피·코스닥, 2%대↓·환율 12.9원↑
우크라 충격 악화일로···코스피·코스닥, 2%대↓·환율 12.9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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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기관 2.1조 순매도···시총 상위株 일제히 급락
유가, 13년來 최고가···환율, 21개월 만 1220원 돌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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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재차 출렁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2%대 급락, 최근의 상승폭을 모조리 반납했고, 원·달러 환율은 12.9원 치솟으며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하는 등 전쟁 상황이 극으로 치닫고, 사태도 단기간에 해소될 조짐이 안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형국이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62.12p(2.29%) 내린 2651.31로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33.26p(1.23%) 내린 2680.17에 출발한 지수는 이내 낙폭을 크게 확대하며 장중 264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기록한 지수는 지난달 24일 이후 엿새 만에 최저치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1822억원, 960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2조1076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일간 순매수 금액은 지난해 8월13일(2조8040억원) 이후 근 7개월 만에 최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1조75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주 금요일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 공격 및 점거 등 이슈로 미국 증시가 하락했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증시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유 수급 불안 우려에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8% 폭등해 139.1달러에 거래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30.5달러까지 올라섰다. 이는 각각 2008년 7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고가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지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98~99선을 오르내리고 있고, 금값도 지난 4일 기준 한 돈(3.75g)에 28만3500원 수준에 달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악재 속에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검토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안전자산인 미국 장기국채와 미국 달러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묻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증시 역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법안 추진 소식에 낙폭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속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상존한 점도 투심 위축을 야기했다. 

업종별로 운수창고(-3.42%)와 의료정밀(-3.22%), 음식료업(-3.10%), 증권(-3.10%), 섬유의복(-3.04%), 금융업(-2.99%), 보험(-2.96%), 저기전자(-2.53%), 서비스업(-2.41%), 화학(-2.33%), 제조업(-2.21%), 종이목재(-1.87%), 운수장비(-1.84%) 등 모두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장주 삼성전자(-1.96%)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3.38%), SK하이닉스(-4.02%), 삼성바이오로직스(-1.42%), NAVER(-3.31%), 카카오(-3.27%), LG화학(-3.93%), 현대차(-2.61%), 삼성SDI(-3.22%)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139곳, 하락 종목이 755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34곳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42p(2.16%) 내린 881.54로 마감했다. 전장보다 11.01p(1.22%) 하락한 889.95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장중 낙폭을 확대해 나갔다. 

위험 회피 심화에 따른 달러 강세도 두드러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27.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1214.2원)보다 무려 12.9원이 올랐다. 장중엔 1229.6원을 터치해, 지난 2020년 6월1일(1232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오전 개장부터 4.8원 갭업한 1219.0원으로 개장한 뒤, 곧장 122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오후 마감까지 꾸준한 결제 수요(달러 매수) 흐름이 이어졌고, 1220원 후반대에서 마무리됐다.

동유럽 위기가 단기간 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 속 전쟁 양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면서 외환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두드러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악화되는 전쟁 위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킬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 속 물가까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시장이 급격히 출렁이자 과도한 불안 심리는 없는지 모니터링하겠다면서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이날 급등세를 막아서진 못했다.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외환시장의 상단도 1240원대까지 열려있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단기적 쇼크에 머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국제유가가 계속 높을 경우 물가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직전 위기인 코로나19 때의 환율로 회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당국 경계, 대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대내외 국제 이슈들이 일방적인 달러의 강세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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