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한은 "우크라 사태, 물가 상방요인···경제 미치는 영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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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정경제전망···올해 성장률 3% 유지
"러·우크라 전면충돌하면 韓 경제↓·물가↑"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크게 올려 잡았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0%)보다 1.1%포인트(p)나 높은 수준이며 3%대 전망은 약 10년에 처음이다. 유가상승·수요회복·공급병목 현상이라는 삼박자에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돌발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4일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1.1%p 상향 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2.0%로 0.3%p 올려잡았다. 반면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를 유지했다. 코로나 확산에도 국내 경제가 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 반영됐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기존 예상치를 큰 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 수요 회복, 공급병목 현상 등을 반영했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지만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도 이번 수정경제전망에 반영됐다. 무력충돌과 경제 제재 등 긴장 강도가 높은 시나리오를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향후 물가와 성장률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무력충돌에 경제 제재까지 이뤄진다면 우리 경제에는 하방, 물가에는 상방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은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와 김웅 한은 조사국장과의 일문일답]

-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어느 정도 반영했나.

△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제 외적 상황이라 예상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초기라 전망이나 시나리오 예측이 어렵다. 전면적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에는 어려운 시점이라 조금 시간이 지나면 시나리오별 전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우 비용상승 압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어제, 오늘 사이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고 교역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제재 강도나 지속 수준에 따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사태를 지켜 본 다음에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 우크라이나 사태의 무력충돌과 경제적 제재까지 감안했나.

△ 긴장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무력충돌과 경제 제재는 반영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해결에 대한 의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력충돌, 경제 제재까지 이뤄진다면 경제에는 하방, 물가에는 상방요인이 될 것이다.

- 경기 하방 요인이 커지고 있는데 성장률 전망치 유지한 이유는?

△ 우크라이나 사태, 감염병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 부분을 경제 전망에 마이너스로 반영했다. 한편 플러스 요인도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수출이다. 한은이 기존에 예상한 것보다 좋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 같은 경우에도 2분기부터는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상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추경 이슈가 있다. 이번 추경은 소비성향이 높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라 성장에 플러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하방 요인을 감안해 성장률을 3%로 유지했다.

- 물가 2차 파급효과에는 제품가격 인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물가 진행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나.

△ 교과서적으로 보면, 2차 파급효과는 가격 변동 요인의 시작이 원자재나 국제유가라고 해도 경제 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임금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질문했는데, 물가상승 압력이 근원품목으로 번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상황과 유럽·미국의 노동시장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일자리는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어 임금이 올라가는 경우이지만 우리나라는 일부 나타나긴 해도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상용직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 경상수지 1월 적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무역수지 흐름은?

△ 1월달 무역수지가 48억달러 적자가 났다. 원인은 에너지 가격이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겨울철 물량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도 있지만, 무통관수지(통관되지 않는 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등 다른 요인의 합이다. 특히 해외에서 하는 중개무역, 가공무역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서비스수지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경상수지가 적자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겨울철 에너지 관련 수입·수요가 많아, 이런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 무역수지 적자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보고 있다.

- 물가 상·하방요인은?

△ 물가 하방리스크는 감염병 확산세 장기화, 소비 부진, 유가 하락, 공공요금 동결 등이 있다. 상방요인으로는 물가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방역조치 완화로 소비 회복세 강화, 공급병목 현상이 자동차 등 내구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 세계 식량 가격 상승 등을 꼽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시 상방리스크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 물가 전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AI 등을 활용할 계획이 있나?

△ 지난 전망 이후 물가 상황 변화가 굉장히 큰 폭으로 일어났다. 예컨대 외식물가에 대해 말이 많은데, 4분기 기준 예년 평균보다 다섯배 이상으로 올랐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망치가 상향되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로지역, 영국 등에서 모두 일어나는 상황이다. 물가 전망에 대한 정확성과 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강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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