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패션가, 향수시장 눈독들이는 까닭
[초점] 패션가, 향수시장 눈독들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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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불리 1803' 국내 판권 사들인 LF, 편집매장 조보이도 수입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 올해 상반기 '리퀴드 퍼퓸 바' 소개
 리퀴드 퍼퓸 바에서 직원이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패션 업계가 해외 향수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세달 새에만 대형 패션회사 두곳에서 프랑스 향수 편집숍 도입을 예고했다. 희소성 있는 향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추세인 만큼 이들은 니치 향수에 집중한다. 

니치 향수란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됐으며, 극소수의 성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이런 고가 향기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속도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4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 60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23년 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프리미엄 향수는 전체 향수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문화기업 LF는 2016년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불리(BULY) 1803의 국내 판권을 산 뒤, 5년 만에 향수 전문 편집매장 조보이(JOVOY)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LF는 가치소비가 주요 소비 흐름으로 떠오른 만큼 희소한 향기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려는 니치 향수 마니아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가치소비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를 세밀히 따져 소비하는 성향을 말한다.

조보이는 조향사 프랑수아 에냉이 2010년 시작한 니치 향수 편집숍 브랜드다. 자체 브랜드 조보이, 제로보암을 포함해 독창적인 향, 강력한 메시지, 장인 정신을 갖춘 세계 각국의 니치 향수를 선보인다. 매장엔 향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전문가가 상주하며 소비자 취향에 맞춰 향기 조합을 제안한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카타르 도하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F는 LF몰에서 조보이를 선보인 뒤 상반기 내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조보이 프랑스 파리 매장 모습. (사진=LF)
조보이 프랑스 파리 매장 모습. (사진=LF)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은 올해 상반기 리퀴드 퍼퓸 바를 국내에서 선보인다. 리퀴드 퍼퓸 바는 2013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서 첫선을 보인 니치 향수 편집숍이다. 프랑스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 다비드 프로사드와 유명 공병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 창업했다.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Le Bon Marché) 백화점에 입점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니치 향수 편집숍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섬은 퍼퓸 프라팡, 어비어스를 비롯해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10개 브랜드 향수를 소개할 예정이다. 한섬은 4월 초 공식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에서 제품을 선보인 뒤 향후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엔 플래그십 매장(대형 단독 매장)도 연다. 

국내 패션회사 가운데 니치 향수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딘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2014년 바이레도를 시작으로 니치 향수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디며 지속해서 판권을 확보해왔다. 이밖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뷰티·라이프스타일 사업 확대를 알리며 뷰티 편집숍 레이블씨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향수 브랜드 메종루이마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패션업체들이 니치 향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들은 니치 향수 시장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데다 패션사업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니치 향수 시장은 개성을 중시하는 엠제트(MZ)세대가 소비 큰손으로 떠올랐고, 코로나19 여파로 색조 화장품 시장이 감소한 틈을 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 역시 니치 향수 사업 진출에 대해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고,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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