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發 긴장 최고조···원·달러 환율, 1200원 턱밑
우크라이나發 긴장 최고조···원·달러 환율, 1200원 턱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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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9.8원 마감···전일比 8.7원 급등
'16일 충돌설' 직전 위기감에 투심↓
달러 (사진=픽사베이)
달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8.7원 급등했다. 전날 급락했던 환율은 하루 만에 낙폭을 되돌린 데 이어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을 다시 이어갔다. 이는 동유럽발(發) 전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를 확인하기 전까지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191.1원)보다 8.7원 오른 1199.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 때 1200원을 넘어섰으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20일(9.9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9원 오른 1197.0원으로 개장한 뒤, 정오께 당국의 시장안정화(스무딩 오퍼레이션) 추정 물량이 출회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낙폭을 되돌리고 하단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상승세를 이끌면서 1200원 직전으로 장을 마쳤다.

금일 환율이 급등한 것은 무엇보다 빨라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에 더해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여전히 주장하면서 오는 16일 공격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는 날인 오는 16일을 '단결의 날'로 선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선택한 길을 계속해 갈 것"이라면서 국민 단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군사적 충돌 날짜가 특정되고 다가오면서 금융시장 역시 크게 출렁였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전거래일보다 각각 3.31%, 2.53% 오른 94.44달러와 95.46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뉴욕 증시 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외 주요 3대지수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도 전거래일보다 1.57% 하락한 2704.48로 장을 마쳤다.

이와 함께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도 환율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상정한 것보다 금융긴축을 앞당겨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는 3월 50bp(1bp= 0.01%) 금리인상 및 상반기 100bp 인상 등을 주장했다. 미국 단기물, 장기물 국채금리의 격차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좁혀진 가운데, 오는 16일 공개되는 미 FOMC 의사록과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 등에 따라 향후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오는 16일 충돌 가능성을 하루 앞두고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면서 "아시아장 내에서도 달러 매수 물량이 시장을 받치고 있으며, 역외에서도 달러가 더욱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외적 여건들이 투자심리 훼손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 환율은 상승 압력을 높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장 마감 직전 환율이 단기간 내 급락한 데에는 최근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종가 직전 달러 매수는 없이, 매도 주문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요즘과 같이 장이 매우 얇은 상황에서 비드(달러 매수)의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시점 단위로 호가가 형성돼야 하지만 거래량이 얇은 상황에서 유난히 종가 주문이 많았고, 마지막 쏟아진 거래 물량을 받아낼 비드가 없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매우 낮은 가격의 환율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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