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우크라 긴장 또다시 고조····환율, '미-러 외무장관 회담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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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긴축 부담에 우크라 사태 등 대외 매크로 이슈 지속
대표 안전자산 금값, 8개월來 최대···국제유가 100달러 '임박'
충돌 가능성은 '글쎄'···"1200원대 환율 심리적 저항선일 것"
훈련 뒤 철수하는 러시아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통화정책 정상화 드라이브가 강(强)달러를 지지하는 가운데 이번 주(21~25) 원·달러 환율도 연준의 긴축 부담과 동유럽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 될 전망이다.

다만 상하단을 제한하는 대내외 재료들이 상충하며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지지하지 않는 만큼, 좁은 레인지 속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195.9원)보다 1.2원 높은 1197.1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간 1194원 초반까지 레벨을 낮춘 환율은 이날 위험회피 심리 강화에 개장 직후 1199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오전중 1197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환시를 지배하고 있는 재료는 긴축 경계감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두 재료로 압축된다. 미 연준 긴축 가속화 경계감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지난주 최고조에 달했던 우크라이나 전운도 다소 완화되면서 시장은 숨을 골랐다. 지난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는 해석과 함께 일방적인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주 환시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불확실성이 잔존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미국과 러시아 간 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전쟁 국면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회담의 성사 여부와 내용 등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백악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회담 초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러시아가 선의로 (회담장에) 앉으려고 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경계감을 드러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을 이미 결심한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믿을만한 근거와 정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주말 돈바스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도발하기 위해 준비한 자작극의 결과이고, 우크라이나가 겪은 사이버 공격 역시 러시아 소행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이처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 갈등 국면에서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만약 회담이 결렬되거나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금융시장의 충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값은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주 미국 금 선물은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2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금값이 2000달러를 넘어 2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90달러 중반대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회담 결렬 시 10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유가 급등세가 지속된다는 것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고,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이는 곧 세계의 경기를 긴축시키고, 시장의 투심을 훼손시킨다. 이미 올 들어 뉴욕 3대 주요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6.8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9.33%), 나스닥지수(-143.32%) 모두 하락했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올해에만 8.17% 내렸다.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이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역조건 악화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두 달째 적자를 시현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 비중은 평균 23% 수준으로, 재차 급등하고 있는 에너지류 가격은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다만 실제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무력 충돌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달러당 1200원대의 환율 수준은 심리적 저항선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역외 달러시장은 상승폭을 점차 낮췄다. 궁극적으로는 전쟁 리스크가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매파 수위를 낮춘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달러 강세를 제한할 재료다.

이외에도 이날 중국 인민은행(PBoC)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23일 미 콘퍼런스보드(CB) 소비자신뢰지수(2월), 유럽 소비자물가지수(CPI, 1월),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의 금리 결정 △24일 미 국내총생산(GDP, 4분기), △25일 미 근원개인지출(PCE) 물가지수(1월)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지표와 미 연준의 통화정책의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어 금주에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외환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오는 23일 미-러 외무장관 간 만남이 예정돼 있어 회담 이후 유가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호적 결과가 도출된다면 유가 하락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소 약화되겠으나, 회담이 결렬된다면 국제유가 재상승 및 금 가격 추가 상승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원·달러 환율 추이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 특히 외국인 매매와 환율간 연동성 강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러 외무장관 회담 이후 유가 추이도 원·달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단, 전쟁 현실화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1200원 초반의 환율 수준은 여전히 저항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91~1204원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 경계감 및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발 이슈와 민감하게 연동하고 있다. 대외발 뉴스와 이에 따른 주식시장 내 외국인 수급과 연동돼 주간 10원 이내 좁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단가의 오름폭이 커지면서 순상품교역조건(가격 기준), 소득교역조건지수(물량 기준) 등 교역조건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두 지수 계산 방식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방향성을 보면 원화의 가치와 유사하다. 수입금액지수 내에서는 에너지 부문이 급등하며 최근 무역 적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달 1~10일 수입의 경우에도 품목별로 △원유(11.8%) △반도체(1.1%) △석유제품(8.6%) 등 관련 제품의 증가율이 뚜렷했으며, 수입물가에서 원유 관련 가중치는 18% 내외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상품가격 변동성 확대가 원·달러 환율의 순환적인 하락세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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