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변동성 커지는 환율···美CPI 발표 '주목'
[주간환율전망] 변동성 커지는 환율···美CPI 발표 '주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적 긴축 기조 전환에 출렁이는 환시
고용지표 호조·물가 급등 우려, 强달러 지지
달러 (사진=픽사베이)
달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7~11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소비자물가에 주목하며 1200원대에서 방향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유럽발(發) 긴축 소식에 일방적 달러 강세는 잠시 멈춰서는 듯 보였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 국내 무역수지 적자 등 대내외 리스크 모두 강(强)달러를 지지하는 만큼, 당분간 긴축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35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197.0원) 종가 대비 1.4원 높은 1198.4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1200원대 밑으로 마감했던 환율은 주말 중 낙폭을 일부 되돌리면서 이날 전거래일보다 1.8원 높은 1198.8원으로 개장했다. 오전 장중 한 때 1200원까지 올라섰다가 1197원 후반대까지 빠지는 등 1198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커지고 있다. 수년간 외환시장의 심리적 경계선으로 불리던 달러당 1200원선이 깨진 것은 물론, 지난 4일(1197.0원)에는 하루 만에 10원 가까이 빠졌다. 유럽중앙은행(ECB)·영란은행(BOE) 모두 긴축 기조로 가닥을 잡는 모습에 유로화·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달러는 약세를 보인 것이다. 앞선 지난 3일(1206.4원)에는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긴축 흐름 속에서 대내외적 리스크가 혼재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환율 역시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널뛰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유럽발 긴축 소식은 일방적 달러 강세를 제한했으나, 대내외적 리스크는 모두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1월 고용지표 개선과 역대급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물가지표 예상 모두 달러 강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1월 신규 고용은 46만7000명이 늘어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5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4.0%)은 예상치(3.9%)를 소폭 웃돌았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임금 상승세에 힘입어 61.9%에서 62.2%로 개선됐다.

오는 10일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 컨센서스는 7.2~7.3%(전년동월대비)다. 이는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던 지난해 12월 CPI(7.0%)보다도 높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류를 제외한 근원 CPI(5.5%) 역시 199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예상을 넘어서는 고용·물가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를 강하게 만들어 금융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국제유가도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월물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거래일보다 1.74달러 오른 배럴당 92.0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미국 겨울 폭풍에 따른 원유 생산 차질 우려 등의 여파로 시장에선 배럴당 100달러 돌파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달러를 억제할 원화 강세 모멘텀도 부재하다. 우리나라의 1월 수출은 역대 1월 수출 중 최고액을 기록했으나, 무역수지는 약 49억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세로 수입액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2개월 연속 적자는 무려 14년 만이다. 국내 외환보유액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대 연 6~7회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최악의 연준 긴축 시나리오가 이미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는 만큼, 현재 상승 국면에서 추가적인 달러 급등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안전자산과는 반대 성향의 기술주 및 가상화폐 가격 반등은 일방적 달러 강세를 제한할 재료로 꼽힌다.

1월 고용지표 호조가 연준의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에도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일(현지시간) 219.19p(1.58%) 뛴 1만4098.01을 기록했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도 지난달 22일 한 때 4200만원선을 위협받았으나, 지난 주말간 1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중으로는 5100만원 후반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미 CPI 발표를 제외하면 이번 주 예정된 주요 글로벌 이슈는 많지 않다. 오는 8일 미국의 무역수지가 발표되며, 국내에서는 오는 10일 12월 국제수지(잠정)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국채금리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1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등 각종 변수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지만, ECB의 금리 인상 기대감 부각으로 지난주 4일 기준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95.5)는 1.84% 하락했다.

미국 연준, 영란은행, ECB 등의 긴축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외환시장에 반영됐지만, 긴축 리스크는 여전히 글로벌 외환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및 기술주·가상화폐 추이를 들 수 있지만, 1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가장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1월 소비자물가마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연준의 긴축 리스크는 재차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 확산 및 경기 리스크 부각이 달러화 강세를 부채질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1190~1200원 초반대의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 요인보다 약세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의 흐름 및 국내 주가 추이가 단기적인 변동성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92~1210원

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화 강세 압력은 심화하고 있지만, 유로존, 영국 등에서도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지속하면서 유로화 가치는 반등했다. 일방적 달러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최근 일주일 동안 달러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선진국 통화는 모두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한국의 1월 수출은 전년대비 15.2%, 일평균 17.8% 증가해 역대 1월 수출 중 최고액을 기록했지만,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전년동월대비 35.5%)에 무역수지는 49억달러가량 적자를 봤다. 통상 한국 무역수지는 겨울철 에너지 수입 증가에 흑자폭이 줄어드는 계절성이 관찰된 결과지만, 올해는 에너지가격 급등에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다.

종합해보면 경상수급 악화 속 뚜렷한 원화 강세 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미국 외 지역의 동반 정책 정상화 흐름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압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레벨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 레벨에서 추가적인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