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20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향후 전망은?
[초점] 120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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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조기 긴축, 우크라이나發 충돌 우려↑
"최악 상황 프라이싱···단기간 내 회복 어려워"
유로화 강세 전망은 일방적 强달러 제한 요인
달러 (사진=픽사베이)
달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신호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2월 중으로도 환율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때 예상했던 달러당 1250원까지의 상단은 아니더라도, 환율은 여전히 거시적 리스크들이 산재해 1200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15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205.5원)보다 0.5원 높은 120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역외거래시장에서 한때 1211원을 웃돌았던 환율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3.5원 낮은 1202.0원으로 개장한 뒤 빠르게 낙폭을 되돌렸다. 오전중 1206원까지 레벨을 올린 환율은 계속해서 상향 돌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심리적 경계선이자 '빅피겨(큰 자릿수)'로 꼽히는 달러당 1200원대의 환율은 설 연휴 직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전거래일 종가인 1205.5원은 지난 2020년 7월16일(1205.6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당한 여지가 있다(quite a bit of room)'이라고 발언하는 등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최대 6~7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격화한 만큼, 올해 중장기적으로 강(强)달러의 흐름은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외환 업계에서는 거시적 리스크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2월 중으로도 쉽사리 1200원 하향 이탈의 움직임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일 (현지시간) 발표된 지난달 미국 ADP 민간부문 신규 고용은 30만1000건 감소하면서,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20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 전망과는 반대의 결과다. 아울러 하루 전인 1일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57.6을 기록해, 전월(58.8) 대비 하락했다. 이주 발표될 비농업 고용지표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돌발 변수로 나타날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가능성 등을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미국인의 출국을 권고하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거기에 더해 러시아를 여행 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연휴 중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린 미국 뉴욕증시였지만, 이후 돌아와 보니 다시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금리와 관련해서 연준의 속도와 방식의 문제가 연초부터 제기되고 있는데, 현재 시장은 대내외적 리스크들을 최악의 상황까지 프라이싱하고 있는 것 같다. 2월 중으로는 매크로(거시경제) 리스크들을 소화하며 1200원 상단의 꼭대기를 봤다, 금융시장의 바닥을 봤다 정도로 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단 글로벌 달러 강세의 흐름은 추세적으로 나타나겠으나, 일방적 강달러는 제한적일 수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난 3월에 25bp(1bp= 0.01%)의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3월 빅스텝(50bp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커 외에도 연준에서 대표적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인터뷰를 통해 "50bp 금리인상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달러의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 강세도 추가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1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5.1% 상승해 예상치(4.4%)를 큰 폭 상회했으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향후 경기 활동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며, 미국과의 경기 모멘텀 격차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으며, 이는 유로화 강세로 이어져 일방적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재료로 소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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