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중한 긴축'·中 '규제공포 달래기' 행보에 환율 8.1원↓
美 '신중한 긴축'·中 '규제공포 달래기' 행보에 환율 8.1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9일 원·달러 환율 1146.5원 마감···5거래일來 1150원 깨져
연준 '제로금리' 동결···경기 낙관론 유지·테이퍼링 논의 지속
규제 공포 따른 '차이나리스크' 달래기 나선 중국 규제당국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8원 넘게 빠지면서 5거래일 만에 1150원선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간 것과 함께 중국 규제당국이 규제 공포와 함께 빚어진 '차이나리스크' 달래기에 나서면서 원화 역시 동조 현상을 보인 탓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1원(0.71%) 내린 1146.5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마감 기준 지난 22일(1149.9원) 이후 처음으로 1150원 밑으로 내려왔으며, 하루 만에 8원 이상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 4월6일(1119.6원, 8.1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졍례회의 결과에 강(强)달러 흐름이 약세 전환하며 4.0원 내린 1150.6원으로 갭다운 출발해 오전 장중에서는 1150~1151원 레벨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오전 후반부터 중국 역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47위안대까지 급격히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커플링(동조화)화 되면서 1140원 중반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이날 장중 한때 환율은 1144.3원까지도 저점을 낮추며 10원 이상 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먼저 환율이 갭다운 출발한 이유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완화적 통화 기조를 이어간 데 있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현행(0.00~0.25%) 수준으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정책 규모(1200억달러)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책결정문에는 '경제가 목표를 향해 진전해왔다'는 표현을 통해 테이퍼링을 위한 조건이 강화됐다고 설명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가 당장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은 경제회복이 완료될 때까지 지원이 지속되겠으며, 테이퍼링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도 예상보다 높고 지속적이겠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FOMC 결과는 대체로 예상된 범주 내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에도 경기회복 양상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신중히 테이퍼링·금리 인상 등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정책결정문상 '경제 진전'을 명시한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파월 의장의 입장을 볼 땐 전체적으로 그다지 '매파(통화긴축 선호, hawkish)'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연준이 당장 통화 긴축을 준비하기보다는 완화적 통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장에서도 그간 강세 흐름을 이어간 달러도 약세 전환했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이날 오후 17시를 넘어서면서 92.1대 레벨에서 92대 레벨에 형성돼 있다. 이는 전일 92.31과 비교해 약 0.3포인트(p) 하락한 수준이다.

윤관 DGB대구은행 대리는 "현재 원·달러 환율의 경우 오버슈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는 부분이 빠질 경우 유지되던 하단 레벨도 깨지면서 계단식 하락 흐름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날 환율 낙폭을 키운 것은 중국 규제당국의 기조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고위 당국자는 골드만삭스, UBS 등을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IB) 등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향후 신규정책을 도입하기 전 시장 충격을 검토하고, 시장이 이를 소화할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자국 기업에 대한 일련의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 기업이 상장 요건을 충족한다면 미국 증시 상장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 이에 역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동시간 전장 대비 0.0097위안(0.15%) 내린 6.4726위안으로 나타났다. 규제 충격 완화에 중국 증시도 반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3411.72)는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으며, 선전성분(1만4515.32, 3.04%), 창업판(3459.72, 5.32%) 등도 상승 마감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세는 이어졌지만 규모는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전날 4224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섰지만, 이날 2291억원 매도로 크게 줄었다. 코스닥 내 외국인은 매수 전환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