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개막···원·달러 환율 '상고하저' vs '상저하고'
바이든 시대 개막···원·달러 환율 '상고하저' vs '상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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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 힘싣는 美 옐런 ‘재정부양’ 발언·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미 금리상승·증세 논란·글로벌 부채 부담 등 '불확실성' 상존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른바 '조 바이든 시대'를 맞아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해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개를 위해 전 정부보다 더 과감한 재정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달러 가치가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탓이다. 다만 미국 시장금리 상승,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불어난 글로벌 부채 부담 등 불확실성도 상존해 강(强)달러를 점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한국시각) 오전 2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공식 시작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바이든 정권의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 같은 관측이 굳어지는 기류다. 연준 의장 시절 옐런 지명자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과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슈퍼 비둘기'로 평가 받았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슈퍼 비둘기' 옐런, 경기부양 의지 확인 = 옐런 지명자는 전날(현지시각)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지금은 재정 적자를 걱정하기보다 경제 회복을 위해 대범하게 부양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견해를 확인했다. 그는 부양책을 부족하게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재정에도 더 부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추가 부양책 등 적극적인 재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31% 하락한 90.48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한 듯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내린 달러당 110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6원 오른 1103.5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이어 110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갔다.

여기에 연준의 제로금리 장기화도 달러의 힘을 빼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p 전격 인하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2023년까지 제로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는 가운데 접종 상황도 달러를 지긋하게 누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조만간 종식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해 12월 14일 공식적으로 시작됐는데, 이후 일일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일일 확진자 지난 8일 3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꾸준히 감소해 17일 20만명 이하로 줄고 18일에는 14만명대까지 내려왔다.

미국과 유럽 국가를 시작으로 백신 접종이 본격 시동을 걸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차츰 진정돼 멈춰 섰던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전망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당분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덩달아 힘을 받고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달러 가치가 20%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다소 과감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올해 원·달러 상고하저 vs 상저하고? = 올해 전체적인 원·달러 환율의 연간 흐름은 상반기에는 올라가다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모양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중 원·달러 환율은 1040~1145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까지 강세 후 약세 전환을 예상한다. 달러인덱스는 상단이 막혀 있는 형태로 전망되고, 87-93pt 수준에서 꾸준히 약세 움직임을 보일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미 증시 등에서 이미 거품(버블) 논란이 거센 데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비용, 증세 우려,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 강달러 환경이 조성될 조짐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달러 강세를 촉발한 주된 원인은 미 장기금리 상승인데 이 역시 부담요인"이라며 "올 1분기(1~3월)만 놓고 보면 (원·달러 환율) 레인지를 1130~1140원까지 열어놓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돼 글로벌 성장률과 수출이 회복되면 점진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050~1060원대에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세계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 달러 가치는 하락한다.

일부에서는 변동성을 수반한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전망하기도 한다. 중장기 약달러 사이클을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상반기 주요국의 재정 집행과 글로벌 동반 성장 기대 속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 미국 인프라 투자 기대 속 금리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낙폭은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팽창한 글로벌 부채 부담이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며 안정적 글로벌 성장과 약(弱)달러 사이클로의 진입을 막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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