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전11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이번엔 국회 문턱 넘나
'10전11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이번엔 국회 문턱 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계 여전한 반발 "보험사 이익 수단될 것"
한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한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청구간소화가 올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는 의료계의 반대로 인해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병원 진료 즉시 병원 전산시스템을 통해 개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이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편익을 위해 의료기관에 보험금 청구업무를 대행시켜, 개별 보험사에 보험금을 자동 청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 됐다가 의료계의 반대로 폐기됐으나 이번 21대 국회 들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고용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이견 없이 잇달아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3800만명에 육박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상품이지만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방문한 뒤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과정이 번거롭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18년 기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금 청구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들은 31%가 팩스로 서류를 제출했다. 보험사 직원이 팩스를 보고 일일이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보험설계사(23%)나 고객센터에 방문(16%)해 제출하거나 우편(6%)으로 접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험사 애플리케이션(21%)이나 e메일(3%)로 보험금을 청구한 가입자들도 대부분이 종이 서류를 촬영해 제출하는 경우로 봐야한다. 사실상 종이 문서 기반의 청구가 99%에 달하는 셈이다. 한 해 약 8000만건의 실손보험 청구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국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서량만 연간 3~4억장에 달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 중 47.5%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소액이라서'라는 답변이 73.3%로 가장 많았고 '병원에 다시 방문하는 게 귀찮고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44%, '증빙서류 발송 등이 귀찮다'는 비율도 30.7%에 달했다. 청구 절차가 간소화된다면 소액 청구건도 모두 자동으로 청구되고, 보험 가입자들도 손쉽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실속보험 청구간소화는 의료계의 반대 탓에 11년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번엔 정치권에서도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안을 21대 국회에서 보완해 발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창현, 고용진 의원의 경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제 3의 중계기관이 아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전산망을 활용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심평원에 청구 서류정보를 집적하거나 향후 비급여 의료비용 심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심평원이 정보가 집적되더라도 축적과 분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목적 외 부정사용이 있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든 것이다. 

변수는 의료계다. 지역·직역을 막론한 의사단체에서는 이 법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서류전송 주체 부당성 △불필요한 행정 규제 조장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심평원 개입 부당성 △심평원의 임의적 환자 진료정보 남용 및 진료정보 집적화 △향후 실손보험사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 등이 주된 이유다. 

대한의사협회는 앞서 정무위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했다. 전날에는 이 법을 발의한 윤창현 의원을 면담했다.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소비자가 간단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법안을 적극 찬성하며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