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판매 급감, 약발 다했나?
ELS 판매 급감, 약발 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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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내에서도 쏠림현상...변동성 큰 장세도 영향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 “대형 증권사에 속하는 A증권사도 최근 ELS 청약금액이 0원이었던 적이 있을 정도랍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ELS 시장의 부진에 대한 설명을 이 같은 사례로 대신했다.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주식시장의 변동성마저 커진 지금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중자금이 펀드나 주식으로 옮겨가는 것과 동시에 올해 주식시장의 조정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ELS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2월 증권사 전체의 공모 ELS 판매금액은 2,240억원으로, 이는 전달인 11월 판매금액인 3,200억원과 10월 판매금액인 6,2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수익을 제시하는 ELS 상품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 같은 부진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에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주식시장이나 펀드로 시중자금 쏠림이 심해진 까닭이다. 게다가 금융법인들의 자금 마저 ELS로의 유입이 줄고있다는 것.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모두 펀드로 가버려서 돈이 말라버렸다”며 “금융법인들은 당장 자금이 부족하니까 중앙회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후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고, 이들 법인의 만기상환 또는 조기상환 된 ELS는 재투자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중앙회로 들어가 버린다”고 지적했다.

고객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쏠리다보니, 금융법인들이 중앙회에서 자금을 끌어와서 예금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조기상환이나 그전에 만기가 된 ELS 자금은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중앙회에 흡수돼 버린다는 설명이다.

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가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ELS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신증권 장외파생팀 관계자는 “ELS 수익이 좋아진다는 것은 곧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이라며 “어차피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면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투자를 하면 되는데 굳이 ELS에 가입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 금리가 높아지면서 기대수준이 비교적 낮은 투자자들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으로 옮겨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ELS는 상품 구조상 상승장에서 이익이 나도록 설계돼 있어 향후 1~2년의 상승예측이 가능해야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ELS 투자자들이 시장 조정을 의식하고 있다"며 "그간 시장의 퍼포먼스가 좋지않은 탓에 재투자 유입이 적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과도하게 올랐을 때는 ELS 투자가 괜찮다"며 "ELS는 펀드와는 다르게 운용성과가 아닌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지급돼 투자메리트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다수의 증시 관계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 상품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ELS를 만드는 외국증권사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변동성이 큰 고쿠폰을 발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LS의 경우 국내 증권사의 자체발행은 별로 없고 대부분 외국 증권사에서 백투백으로 가져와 판매를 하는 것인데, 최근 한국에서 판매되는 ELS의 양이 줄다보니 운용하는 북을 줄이고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매력적인 상품처럼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종목이나 지수의 변동성은 커지면서 제시할 수 있는 쿠폰은 줄어들기 마련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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