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6월 들어 5대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부동산대출 규제 등이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5544억원으로 5월말보다 1조8685억원 늘었다.
지난 5월 한 달 간 증가폭(1조689억원)을 이미 넘었고, 3월 증가규모(2조2408억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4월에는 497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 급증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가계 자금사정이 악화해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힘을 받는다.
여기에 부동산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기 어렵게 되자 신용대출로 주택 자금을 해결하려는 '풍선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 하락장에 상승을 기대하고 들어간 개미투자자가 신용대출로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시차를 두고 돌아가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만 해도 연초 상여금 등 계절적인 요인과 '12·16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6000억원 대 증가로 그쳤지만 2월부터는 크게 늘었다.
2월에는 신용대출의 증가가 두드러졌고, 3~4월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각각 4조원대로 증가했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자금 대출도 2~4월 매달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당국의 대출 확대 독려로 대출을 쉽게 줄이기 어렵겠지만 심상치 않은 증가세를 주시하고 있다"며 "대출 유예 등이 끝나는 9월부터 그 여파가 본격화한다고 보면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