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유가·김정은 건강이상설···주가·환율 '휘청'
마이너스 유가·김정은 건강이상설···주가·환율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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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 하락 1880선 붕괴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박조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외신 보도에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에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코스피 지수는 1880선 아래로 떨어졌고, 환율은 9원 이상 상승하며 충격을 반영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98p(1.00%) 내린 1879.3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1.58p(0.61%) 내린 1886.78로 개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가 겹쳐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추락한 데 따른 결과였다.   

오전에는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장 중 약 45p 하락하며 1840선까지 내려왔다. 미국 CNN 방송은 미 정부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대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코스피는 안정을 되찾으며 낙폭을 줄였다. 홍콩 항셍지수, 중국 CSI300 지수, 대만 자취안 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CNN 보도 직후 1~2% 하락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세를 일부 되돌렸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5283억원어치 주식을 내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앞서 지난달 5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달 17일 하루 300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뒤 다시 이틀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기관은 197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에 일조한 반면 개인은 708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05p(1.42%) 내린 628.77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06p(0.48%) 하락한 634.76으로 개장해 장 초반 한때 상승하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로 일부 방위산업체는 수혜를 톡톡히 봤다. 코스닥 시장에서 대표적 방산업체인 빅텍(23.76%), 스페코(20.27%), 한화에어로스페이스(5.34%), LIG넥스원(2.16%), 한화시스템(1.59%) 등의 상승폭이 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9.2원 오른 1229.7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과 비교해 1.5원 상승한 1222.0원에 개장한 환율은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오전 11시40분께 1240원대로 점프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줄여나갔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아갈 것으로 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9월28일 김정은 후계 구도 공식화 이후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사망이 공식 발표됐고, 당시 주식시장은 -3.4% 하락 이후 금세 낙폭을 만회했다. 같은날 원·달러 환율은 16.2원 급등했으나 이튿날(12월20일) 12.6원 가파르게 내렸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청와대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을 불확실성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과거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주가에 미친 영향이 2~3일 내에 종결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이벤트는 단기적으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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