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 용산 미군기지 장교숙소(외인아파트)가 내달 116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4월28∼29일 용산기지 외인아파트 개방을 알리는 공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5일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외인아파트 개방은 과거 116년동안 외국 군대 주둔지로 쓰였던 용산기지가 처음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정식 개방은 올해 7월로 예정돼 있으며, 개방된 외인아파트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국민 의견수렴을 위해 임시 개방된다.
일제가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조선주차군사령부의 주둔지로 사용한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우리 국민의 출입은 금지됐다. 지난 1986년에는 미군으로부터 외인아파트를 돌려받았지만 그동안 미군이 임차해 사용해 왔다.
지난해부터 용산기지 버스투어가 운영되고 있으나 이는 한정된 인원이 버스를 타고 정해진 경로만 짧게 둘러보는 것으로 끝난 반면, 이번 외인아파트 개방은 미군기지로 쓰인 일부 부지에 별도 출입구를 만들어 국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버스투어와 다르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기지 내 외인아파트 4·5·7단지 가운데 기지 동남 측 담장과 닿아 있는 5단지가 개방되며, 현재 국토부는 단지 출입구와 담장 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다. 향후 아파트 내부에 체험객들이 용산공원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전시물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현재 검토 중이다. 당초 국토부는 단기 체류형 숙박시설 등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용도상 자연녹지로 지정돼 숙박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4월 말 진행될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방을 통해 외인아파트 공간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지 국민의 다양한 의겸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임시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