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증권 유관기관도 일정 '급제동'···대응책 고심
'코로나19'에 증권 유관기관도 일정 '급제동'···대응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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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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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의도까지 번지면서 증권사는 물론 유관기관들도 관련 일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에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비상 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수정아파트 거주자와 수출입은행 직원, 파크원 건설현장 직원이 잇달아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여의도 일대에 집중돼 있어 더욱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업무인 감독·검사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다. 올 1분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에 대한 현장 검사를 자제하기로 했다. 증권·은행·보험 등 업권별 종합검사와 부문검사 등을 2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금융사들이 재택 근무로 돌입한 데다, 대면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 등으로 사실상 실효성 있는 검사가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이라는 국가적 비상사태로 어쩔 수 없이 취해진 조치"며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현재 계획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에 대한 현장 조사는 예정대로 이뤄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계획됐던 3월 초에서 연기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사안이 큰 만큼 크게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8일 정기총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해 연기했다. 총회에서 임기가 끝난 비상근 부회장 등 임원들의 후임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당분간 인사 공백 상태가 유지되면서 업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금투협은 또 매주 열리던 업권별 회원사 사장단 회의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고, 협회 건물 3층 불스홀과 강의실,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 시설 대관을 이날부터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금투협 회원사들의 회의가 중단되면서 증권사들이 추진하는 투자 확대도 지연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건전한 기업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할 예산을 총 6000억원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실무 회의가 열리지 못했고, 예산 확대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금투협은 이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시장 코로나19 극복지원단'을 구성, 운영한다. '자본시장 코로나19 극복지원단'은 현재의 각 업체별 대응이 보다 체계적·입체적으로 전개되도록 지원하는 비상대책기구로 상설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된다.

한국거래소는 내달 8일부터 사흘간 참가 예정이었던 2020 아시아·오세아니아거래소연맹(AOSEF) 총회가 내년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 총회는 아시아지역 거래소간 우호협력 및 정보교류 확대 등을 위해 매년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거래소는 내달 초 개최 예정이던 '불스레이스'(증권인 마라톤)를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지난달 취소 결정을 내렸다. 증시 상승 염원과 증권업계 종사자 간 화합을 다진다는 취지로 매년 열려왔지만, 13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됐다.

다만 거래소는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 야기될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 코로나19 관련 테마주에 대한 시장 감시 강화로 혼란을 차단하고, 자본시장 불안 방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1월20일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거래량이 급등한 40여개 관련 종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며 "사이버 감시, 불건전주문 계좌에 대한 예방조치, 시장경보발동 및 투자유의안내 등의 예방활동을 적시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확산력 강한 전염병이 증권가가 밀집한 여의도에 퍼질 조짐을 보이면서 그야말로 비상사태가 됐다"며 "이에 대응하는 증권사와 유관기관의 대처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된다면 보다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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