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후계구도 '미궁속으로'···이 회장 사위 정종환 부사장 승진
CJ 후계구도 '미궁속으로'···이 회장 사위 정종환 부사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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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이선호 부장 승진 누락···"마약 밀반입, 오디션 순위 조작 영향" 관측
(사진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위인 정종환 CJ 미주본사 대표와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이재현(59) CJ그룹 회장 사위이자 이경후(34) CJ ENM 상무의 남편인 정종환(39) CJ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30일 발표된 CJ그룹 임원인사에서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CJ그룹은 30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종환 CJ 상무를 부사장대우로 승진시키며, 글로벌통합(Global Integration)팀장 겸 미주본사 대표로 선임했다. 

정종환 신임 부사장대우는 미국 컬럼비아대 학사(기술경영)와 석사(경영과학),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를 거쳐 2010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에서 일해왔다. 정 부사장은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와 미국 유학 중 만나 2008년 8월 결혼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7년 3월 이 회장 장녀인 이 상무와 나란히 상무대우로 승진했으며, 이후 8개월 만에 상무직을 꿰차는 등 고속 승진했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상무보다 부사장 직함을 먼저 달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이 회장의 장녀인 이 상무와 장남인 이선호(29) CJ제일제당 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부장 거취를 주목해왔다. 그러나 마약 밀반입 사건으로 이번 인사에서 누락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 9월 미국에서 변종대마를 흡입하고 밀반입하다가 적발돼 징역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그러나 검찰과 이 부장 측 맞항소로 내년 1월 초 서울고법에서 재차 재판을 받는다. 

CJ ENM에서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 상무의 경우 CJ ENM이 최근 불거진 엠넷 오디션 투표 조작 논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이날 오후 투표조작 논란에 대해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부장이 승진에서 누락된 상황에서 이 상무가 승진했을 때 향후 후계구도에 대한 뒷말이 나올 것이란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후계구도가 안정화될 때까지 정 부사장이 그룹 경영을 맡아 주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은 최근 이 상무와 이 부장에게 각각 신형우선주 92만주씩을 증여하는 등 승계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여전히 장자 승계 원칙을 유지하며 3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형우선주는 발행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돼 의결권이 생기는 우선주다. 

이에 따라 두 자녀에게 증여된 우선주는 오는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된다. 현재 이경후 상무는 CJ 주식을 0.1% 보유하고 있고, 이선호 부장은 보유 주식이 없다. 그러나 2029년이 되면 두 사람은 각각 3.8%, 5.2% 가지게 된다. 이 부장이 누나인 이 상무보다 1.4% 많은 지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그룹 내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두 자녀는 연말 인사에서 일단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경영 승계 구도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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