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전환에도 '웃지 못하네'···상품수지 5년4개월 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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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상수지 흑자 49.5억달러···1년 전보다 41% 급감
글로벌 교역 부진·반도체 단가하락→상품수지 반토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 4월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한달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출이 수입에 비해 더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5년4개월(64개월)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고 이 여파로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반토막가까이 줄었다. 이미 정부가 올해 경상수지 규모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뒤따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이 4일 발표한 '2019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수지는 4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6억6000만달러 적자로 83개월 간의 흑자행진이 막을 내렸지만 바로 다음달 반등한 것이다. 5월 경상수지가 곧바로 회복한 이유는 상품수지가 흑자규모를 유지한 가운데 서비스 수지 적자 폭이 줄고 배당 지급 등 4월에 있었던 계절적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5월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84억3000만달러) 흑자 규모와 비교하면 41.25%(34억8000만달러) 감소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속폭만 보면 작년 2월 35억3000만달러 감소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출금액이 수입금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보여주는 상품수지 규모가 급감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5월 상품수지 흑자는 53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07억9000만달러) 대비 절반(50.04%)이 떨어져 나갔다. 전년 동월 대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이후 64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전월(56억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4.93% 감소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8%(58억1000만달러) 줄어든 480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수출 감소액은 2016년 4월(-91억7000만달러) 이후 37개월 만에 최대치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세계 교역량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등 주력수출 품목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2% 감소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36.2%) 이후 가장 큰 감소이다. 수입은 유가 등 에너지류 가격 약세, 기계류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1.0% 축소된 42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여행, 운송)와 본원수지(투자소득, 급료), 이전소득수지(무상원조, 해외송금)에서 발생한 적자를 상품수지 흑자로 메우는 구조다.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줄면 경상수지의 규모도 필연적으로 위축된다. 앞서 정부는 최근 수출 부진을 고려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 전망치를 당초 640억달러에서 605억달러로 내렸다. 

한은이 지난 4월 내놓은 전망치는 665억달러(상반기 245억, 하반기 420억달러)였는데 이 역시 오는 18일 수정경제전망에서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55억3000만달러에 불과해 앞서 한은이 내다본 상반기(1~6월) 경상수지 흑자폭(245억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비스수지 적자가 개선된 점은 긍적적이다. 5월 서비스수지의 경우 지난해 5월 20억9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5월 9억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규모로 따지면 2016년 12월 6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2년5개월(29개월) 만에 최소치다. 전월 14억3000만달러 적자와 견줘도 축소됐다. 서비스수지 구성항목 가운데 운송·여행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개선된 덕이다. 이 가운데서도 중국인·일본인을 중심으로 한 입국자수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5월 여행수지 적자가 전년 동월(-13억6000만달러) 대비 줄어든 9억4000만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중국인 입국자수가 2017년 2월(59만1000명) 이후 27개월 만에 50만명을 상회하면서 여행수입 규모가 전년 동월 12억5000만달러에서 15억7000만달러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조치로 2017년 3월 단체 관광을 제한한 이후 중국 관광객은 줄곧 50만명을 하회해왔다. 여행지급은 출국자수 증가폭 및 1인당 여행소비가 둔화하며 전년 동월(26억1000만달러)에서 감소한 25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금 지급이 집중된 4월 43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적자를 이끌었던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요인이 사라지면서 11억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이전소득수지는 6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경상수지 외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통계를 보면 5월 순자산(자산-부채)는 4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38억2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 역시 12억2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6억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35억9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8억7000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3억3000만달러 줄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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