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에도 평온한 제약·바이오株···왜?
'인보사 사태'에도 평온한 제약·바이오株···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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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티슈진, 전날 하한가 이어 급락···여타 종목은 동반 강세
"안전성 우려 수준 아냐···개별 기업 문제일 뿐" 증권가 분석 주효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사진=코오롱생명과학)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사진=코오롱생명과학)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고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판매 중단 여파로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급락세를 지속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돌발 악재에 제약 바이오업종이 긴장했지만, 되레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보사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개별 기업의 문제를 업종 전반에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증권가 전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전장 대비 5250원(9.96%) 떨어진 4만7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장중 9만3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터치했던 주가는 20여일 만에 반 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코오롱티슈진도 4450원(18.43%) 내린 1만9700원으로 7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3만7200원으로 종가를 기록한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어느덧 2만원선마저 무너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31일,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중 1개 성분(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판매중지를 요청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제품에 대해 자발적으로 유통·판매를 중지키로 했다.  

인보사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19년간 투자한 신약으로 한국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내 60개 의료기관에서 1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임상3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구성 성분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분석 기술 발전에 따라 세포의 명칭이 바뀐 것이라며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두 종목은 전날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인보사發 사태'가 전해지자 시장에선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으로 퍼질 후폭풍을 우려했다. 올 들어 실적 부진, 회계 리스크에 직면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이번 신약 쇼크까지 불거지며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였다. 또 기대감에 투자하는 신약 개발 특성상 작은 악재에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이번 사태가 관련 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당사자를 제외한 여타 제약·바이오주는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지수는 전장 대비 3.31% 오른 1만769.55에 마감했다. 대장주 셀트리온(4.40%)과 삼성바이오로직스(6.56%)도 큰 폭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1.80%)을 비롯, 바이로메드(0.76%), 메디톡스(3.05%), 셀트리온제약(2.68%), 휴젤(0.21%) 등 시총 상위 바이오주 대부분이 상승 마감했다.

이번 사태는 코오롱생명과학이나 코오롱티슈진이 형질전환세포를 연골세포로 잘못 알고 있었던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인보사에 대한 안정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오롱생명과학은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로 임상을 수행했지만, 임상결과는 잘 나왔고 독성도 없었다"면서 "어차피 형질전환세포의 목적이 'TGF-β1' 가 연골세포 주변에 잘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단순한 '캐리어'라면 그것이 연골세포든 신장세포든 다를 것은 없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개최 결과를 고려할 때,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태영 연구원은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 사례가 없었다는 점 △제조 과정에서 해당 세포에 방사선 조사를 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 △품목 허가 시 제출된 독성시험 결과에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주성분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이슈가 개별 기업의 문제이기에, 다른 제약·바이오 섹터에는 별다른 영향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문제일 뿐 제약·바이오 내 다른 기업들이 덩달아 영향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 소식은 개별 종목 이슈로 관련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약세가 지속하는 만큼, 이번주 추가 하락이 이어진다면 과매도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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